1·2심 “MBC가 2000만원 배상하라” 대법 “악의·경솔 공격으로 보기 어려워… “언론 감시·비판 기능 쉽게 제한 안 돼”
6·3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신라젠 투자 의혹을 보도한 MBC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MBC가 최 전 부총리에게 2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원심을 뒤집고 MBC의 손을 들어줬다. 언론의 공직자 감시와 비판 기능을 제한해선 안 된다는 취지에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최 전 부총리가 MBC를 상대로 3억원을 청구한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2020년 4월 ‘단독 최경환 측 신라젠에 65억 투자 전해 들어’라는 제목으로 최 전 부총리가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2014년 신라젠 전환사채에 5억원, 주변 인물이 50억~60억원을 투자했다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주장을 보도했다.
최 전 부총리는 허위 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이라며 MBC 기자 등 관계자를 고소하고 MBC를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검찰은 MBC 관계자들에게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불기소 처분했다. 다만 이 전 대표의 주장은 허위 사실이라고 보고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2심 재판부는 MBC가 최 전 부총리에게 2000만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보도의 공익 목적은 인정하면서도 MBC가 제시한 자료만으로는 이를 진실이라 인정하기 부족하고, 사실 확인을 위한 충분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서면 인터뷰와 녹취록 외에 보도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자료가 없고,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보도가 진실이라고 믿기 어렵다는 점을 들며 “심히 경솔한 보도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해당 보도가 허위 사실일 가능성은 인정했지만, 언론의 자유와 공직자에 대한 감시 기능에 더 방점을 뒀다.
상고심 재판부는 “(MBC) 보도에서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 아니하며, 그 전체적인 내용도 의혹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취지”라면서 “최 전 부총리 측의 반박 및 ‘본명으로 투자한 적은 없고, 가명으로 투자했는지는 확인이 어렵다’라는 취지 관계자의 진술도 함께 보도하고 있는 사정 등에 비춰 볼 때, 이 사건 보도가 최 전 부총리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이었다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직자의 도덕성·청렴성이나 그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는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돼야 한다”면서 “이러한 감시와 비판 기능은 그것이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쉽게 제한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