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마라톤 뛰는데 생리 터졌다” 최악 생리통에도 끝까지 완주한 韓선수 [이슈픽]

김민지 기자
입력 2026 10 20 09:29
수정 2026 10 20 09:29
합천군청 소속 육상 선수 박서연이 경기 도중 갑자기 터진 생리에도 생애 첫 전국체육대회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소감을 밝혔다.
박서연은 지난 18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여자일반부 마라톤 결승에 출전해 2시간 48분 51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종 7위였다.
이번 레이스는 박서연이 선수 생활 처음으로 전국체전에서 도전한 마라톤 풀코스 경기였다. 앞서 그녀는 3000m 장애물 경기에서 금메달(제103회 전국체전), 6위(제103회)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경쟁력을 입증해 왔다.
이날 첫 마라톤 풀코스 경기에서 박서연은 2시간 40분대 기록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완주 이면에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컨디션 난조가 있었다.
박서연은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인생 첫 체전 마라톤을 7위로 마무리했다”며 “25㎞ 언저리에서 예상치 못한 생리가 터졌다”고 밝혔다.
그는 “분명 2주 반 전에 이미 생리를 했는데 정말 포기하고 싶었다”며 달리는 내내 생리통으로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했다.
박서연은 “끊임없는 언덕과 레이스 도중 갑작스럽게 찾아온 최악의 컨디션의 생리통으로 배는 쥐어짜듯이 아프고 힘이 빠졌다”면서도 “다시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며 끝까지 레이스를 완주했던 이유를 밝혔다.
고통을 이겨내고 완주를 한 박서연은 “다음에는 더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감독님과 코치님께도 감사드린다”며 지도진과 동료들을 향한 감사 인사로 글을 마무리했다.
스포츠계서 ‘금기’로 여겨지는 생리중국 수영 대표 푸위안후이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400m 계주에서 4위로 경기를 마친 뒤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배를 움켜쥐며 주저앉았다. 당시 그는 “어디가 불편하냐”는 기자의 물음에 “어제부터 생리가 시작돼 배가 많이 아프다. 그래도 생리통이 성적 부진의 변명이 될 수는 없다”고 고백했다. 여성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금기시되는 생리 얘기를 자연스럽게 꺼낸 것이다.
미국 여자 피겨 국가대표 선수 앰버 글렌도 올림픽 무대 뒤에서 겪은 신체적 어려움을 공개적으로 털어놓으며 여성 선수들이 마주하는 ‘금기’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글렌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경기 직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현재 생리 중인 상태에서 경기를 치렀다”고 밝혔다.
글렌은 “이런 컨디션에서 얇은 경기복을 입고 전 세계 시선 속에서 연기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며 “여성 선수들에게 중요한 문제지만 여전히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배드민턴 혼합복식 올림픽 2연속 동메달리스트 이가라시 아리사와 파리 올림픽 준결승에 진출했던 육상 여자 100m 허들 다나카 유미는 최근 일본체육대학 도쿄 세타가야 캠퍼스에서 열린 ‘월경과 컨디셔닝’ 토크 행사에 참석해 10대 시절부터 겪은 생리통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가라시는 학창시절부터 생리통이 심했다고 밝히면서 “두통과 복통이 너무 심해 훈련 도중 바닥에 쓰러져 누워있었던 적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다나카 역시 요통과 설사 증상을 겪었으며 “유니폼을 입을 때 생리가 겹치면 신경이 쓰였다”고 회상했다.
다나카는 주요 대회에 생리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산부인과를 처음 찾았다고도 했다. 그는 “처음엔 구구토 증세 등 훈련을 지속하기 힘들 정도의 심한 부작용을 겪어 처음엔 약을 먹고 싶지 않았다”며 “저용량 피임약으로 바꿔 보는 등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내게 맞는 약을 찾았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생리 기간에 평소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아 속상해하는 후배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이가라시는 “‘이런 날도 있다’며 스스로에게 관대해지고 기분을 맞춰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고, 다나카도 “자신을 너무 자책하지 말고, ‘이 상황에서 이 정도면 최선’이라고생각하며 만족하려 노력한다”고 전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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