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빠진 韓조종사 구한 스리랑카 노동자…‘강제 추방’ 대신 ‘체류 자격’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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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12일 스리랑카 국적 노동자인 루완씨와 그의 일행이 비상탈출한 조종사를 배로 구조한 모습. 뉴시스(안산시 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 제공)
2022년 8월 12일 스리랑카 국적 노동자인 루완씨와 그의 일행이 비상탈출한 조종사를 배로 구조한 모습. 뉴시스(안산시 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 제공)


비행 중 바다에 추락한 우리 공군 조종사를 구했던 스리랑카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가 공군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강제 추방 위기를 넘기고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얻었다.

13일 국방일보에 따르면 2022년 8월 경기 화성시 제부도 인근 해상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공군 ‘F-4E 전투기’가 엔진 화재로 추락했다.

당시 조종사 2명은 비상 탈출에 성공했지만 문제는 후방석 조종사였다. 그는 부상과 엉킨 낙하산 줄로 인해 수심이 깊은 바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위급한 상황에 놓였다.

이때 인근 김 양식장에서 일하던 스리랑카 국적의 노동자 루완씨와 동료들이 사고를 목격하고 즉시 배를 몰았다. 바다에 빠진 조종사를 발견한 이들은 양식장 도구를 이용해 줄을 끊고 조종사를 구조했다. 또 조종사의 요청을 받고 구조 헬기가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조종복 안에 있던 연막탄을 꺼내 터뜨리는 등 초기 구조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2022년 9월 4일 조종사를 구한 공로로 화성시 외국인복지센터장 표창장을 받은 루완 씨(가운데)와 동료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화성시 외국인복지센터 제공)
2022년 9월 4일 조종사를 구한 공로로 화성시 외국인복지센터장 표창장을 받은 루완 씨(가운데)와 동료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화성시 외국인복지센터 제공)


이들의 선행은 지역 사회의 표창을 받으며 잠시 화제가 됐지만 국가 차원의 보상으로는 이어지지 못한 채 서서히 잊혀갔다. 그 사이 루완씨는 비자 만료로 미등록 체류 신분이 됐고, 건강 악화와 실직까지 겹치며 강제 추방될 처지에 놓였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공군본부는 즉시 대응에 나섰다. 공군본부 법무실과 정훈실은 당시 사고 조종사의 증언과 관련 언론 보도 등 입증 자료를 모아 법무부에 전달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루완씨의 공로를 명확히 제시하고, 그에 상응하는 실질적 구제 조치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공군의 적극적인 노력에 법무부도 화답했다. 법무부는 지난 10일 루완씨의 특별 공로를 인정해 미등록 체류 범칙금을 전액 면제하고 취업이 가능한 ‘G-1’ 체류 자격을 부여하기로 확정했다.

루완씨는 국방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도움을 바라고 구한 것은 아니지만 공군과 한국 국민이 저를 위해 나서 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에 도울 일이 있다면 온 힘을 다해 돕고 살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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