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선 임종헌 “사법농단 공소장, 검찰發 미세먼지”

입력 2019 03 11 22:42|업데이트 2019 03 12 00:51

“재판거래 의혹 문건, 아이디어 차원 작성” “정치권력 유착했다는 건 가공의 프레임”

혐의 전면 부인…“기억 안 난다” 진술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br>연합뉴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연합뉴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임종헌(60·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재판 거래 의혹의 단서가 된 문건들에 대해 “내부에서 중요 과제에 대해 여러 방안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작성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검찰 공소장에 대해서는 ‘검찰발 미세먼지’라는 표현까지 쓰며 비판했다.

임 전 차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 심리로 11일 열린 1차 공판기일에 출석해 사법농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가 기소 뒤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임 전 차장은 “사법부가 재판 거래를 통해 정치권력과 유착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닌 가공의 프레임이라는 것을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주장했다.

이날 임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지시에 따른 일제 강제징용 소송 등 재판 거래 행위(직권남용), 행정부 상대 이익 도모(공무상 비밀누설), 정운호 게이트 관련 재판 개입(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사실관계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그러한 사실관계가 있더라도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특히 법원행정처가 특정 재판의 향후 시나리오 등을 검토한 문건들에 대해 임 전 차장은 “주요 재판에 대해 다양한 행정 목적을 달성하는 차원에서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부득이하게 (행정처) 의견을 개진하거나 재판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은 적은 있지만 법관 의견을 침해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말 양 전 대법원장이 보석 허가 심문에 출석해 “법원의 재판 프로세스(과정)에 관해서 이렇게 이해를 잘 못 하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다”며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임 전 차장은 발언을 마무리하며 “여론몰이식 보도와 빗발치는 여론의 비판 속에 변명 한마디 제대로 못 하고 여기까지 왔다”면서 “공소장 켜켜이 쌓여 있는 검찰발 미세먼지로 형성된 신기루에 매몰되지 말고 무엇이 진실인지 충실히 심리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재판부가 앞으로 집중심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피고인에게 충실한 방어권을 줄 수 없다면 본말이 전도된 집중심리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기일을 여유롭게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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