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절단” DMZ 참사, 北 목함지뢰 터졌나…정체 가를 ‘파편’

지뢰제거 중인 해병대 제2사단 장병과 북한제 목함지뢰. 서울신문 DB


지난 21일 오전 10시 50분쯤 경기 파주 육군 25사단 관할 비무장지대(DMZ)의 군사분계선(MDL) 남쪽 50~100m 지점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했다. 수색대대장(중령)이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고, 함께 작전에 투입된 부사관(중사)도 골절상을 입었다.

이들은 북한군이 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역에 대한 유엔군사령부 현장조사를 앞두고 해당 지역까지 이어지는 수색로를 개척하고 있었다. 당초 유엔사의 현장조사는 다음 주 초로 예정돼 있었다.

軍 안팎서 ‘北 목함지뢰’ 가능성 제기합참이 폭발 횟수와 지뢰 종류에 대해 조사 결과가 나온 뒤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군 안팎에서는 북한군 목함지뢰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군 목함지뢰 한두 발, 한 발보다는 두 발이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우리군이 사용하는 M14 대인지뢰에 든 폭약은 TNT 약 28g인 반면 북한군의 목함지뢰에는 약 220g이 들어간다. 2015년 파주 DMZ 도발에 사용된 PMD-57형 목함지뢰에도 같은 양의 폭약이 들어 있었다. 목함지뢰는 금속 성분이 적어 탐지가 쉽지 않은 대인지뢰다. 이번 사고 당시 작전 병력도 지뢰탐지기를 운용하고 있었다.

사고지점·北 지뢰지대 거리 놓고 엇갈려관건은 사고 지점과 북한군 지뢰매설 의심지역의 위치 관계다. 유 의원은 사고 지역이 북한군이 지난해부터 올해 초 사이 MDL 남쪽에 조성한 지뢰지대 인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합동참모본부는 유 의원이 지목한 곳과 사고 지역은 “거리가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고, 이튿날에도 정확한 이격거리는 공개하지 않았다.

합참이 정확한 이격거리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사고 당시 상황을 직접 확인할 영상도 없다. 2015년 목함지뢰 도발 때는 열상감시장비(TOD)에 폭발 장면이 잡혔지만 이번 사고 지점은 우리 군 감시장비의 가시권 밖이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22일 “목함지뢰 때와 달리 영상이 없고 (사고 지점이) 가시권 내에 있지 않다”며 북한 지뢰지대와 사고 지점이 일치하는지도 현재로선 확정할 수 없다고 했다. 강 장관은 위성영상만으로는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영상 없이 진술·잔해로 폭발 경위 재구성결국 군은 현장 진술과 폭발 뒤 남은 물증을 맞춰 사고 경위를 재구성해야 한다. 당시 폭발음이 두 차례 들렸고, 첫 폭발로 부사관 1명이 다친 뒤 구조를 위해 접근한 수색대대장 앞에서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났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이 진술의 진위를 조사하고 있다.

2015년 파주 1사단 DMZ 목함지뢰 도발 때도 폭발은 두 차례였지만 실제 터진 북한 목함지뢰는 3발이었다. 당시 지뢰의 정체와 매설 시기를 가른 것은 현장 감식이었다. 당시 합동조사단은 현장에서 수거한 43점의 잔해를 기존 북한제 목함지뢰와 대조했다. 철재 부품에 녹이나 부식이 거의 없고 목함 파편에는 송진 냄새가 남아 있던 점, 사고 직전까지 아군이 해당 통문을 정상 사용했다는 작전기록과 현장 지형 등을 종합해 북한군이 최근 직접 매설한 것으로 결론 냈다.

이번에도 핵심은 폭발 뒤 남은 지뢰 잔해다. 폭발 원점에서 수거되는 파편과 내부 부품, 부상 장병의 장구류에 남은 미세 파편과 폭약 잔류물이 지뢰 종류를 가르는 단서가 된다.

北 지뢰 확인 땐 직접 매설·유실 여부 규명북한제로 확인되면 지뢰가 MDL 남쪽에 이르게 된 경위를 추적해야 한다. 군은 북한군이 2024년부터 DMZ 북측에 대규모로 지뢰를 매설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지난 7월에는 이 가운데 일부가 폭우로 유실된 정황도 포착했다. 폭발 원점의 매설 흔적과 북한군 지뢰지대와의 위치 관계가 직접 매설과 유실을 가르는 단서가 된다.

합참은 안전을 확보한 뒤 유엔사와 현장 확인을 통해 정확한 폭발 위치와 원인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북한군이 MDL을 넘어 지뢰를 직접 매설한 것으로 확인되면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유엔사의 입장이다.

과거 북한이 설치한 ‘목함지뢰’. 가로 20㎝, 세로 9㎝, 높이 4.5㎝의 나무상자 안에 200g의 폭약과 기폭장치가 들어 있고 살상 반경은 2m 이내다. 합동참모본부 자료


지뢰 제거 중인 군 장병.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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