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도 자도 천근만근… 지친 뇌가 보내는 SOS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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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 염증이 만든 ‘뇌 피로’

스트레스·과도한 자극에 염증 발생
뇌 안에 작은 불 계속 타고 있는 셈
폭식·과음 줄이고 ‘수면 질’ 높여야
Gemin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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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푹 자고 휴식을 취했는데도 극심한 피로감이나 무기력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육체 피로가 아니라 우리 몸의 컨트롤타워인 ‘뇌 피로’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28일 의학계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뇌세포의 기능 부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뇌 피로는 스트레스나 과도한 자극으로 인해 뇌가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태다.

핵심 원인은 ‘뇌 염증’이다. 다치거나 감기에 걸리면 몸에 염증이 생기듯, 뇌도 과도한 부담을 받으면 미세한 염증 상태가 만성화된다.

모우나이 히로무 일본 오차노미즈 여자대학 교수는 “뇌 피로의 대부분은 만성적인 뇌 염증으로 인해 뇌 상태가 생물학적으로 변하고 기능 부전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몸은 누워 쉬고 있어도 뇌 안에서 작은 불이 계속 타오르는 셈이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업무 능률 저하, 사물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지 편향이 나타난다.

연휴에 쉬었는데 왜 뇌는 회복되지 못할까. 열쇠는 뇌세포의 절반을 차지하는 ‘글리아 세포(Glial cell)’, 그중에서도 별 모양의 ‘아스트로사이트(Astrocyte)’에 있다. 뇌 안 ‘뉴런’은 스스로 영양(포도당)을 섭취하거나 노폐물을 치우지 못하는 신경 세포다. 이 뉴런을 묵묵히 지원하는 조력자가 아스트로사이트이다. 혈관에서 영양을 흡수해 뉴런에 전달하고 뉴런이 활동하며 배출한 노폐물을 회수해 뇌 환경을 쾌적하고 깨끗하게 유지한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극심하거나 수면의 질이 낮고, 체내에 만성 염증이 있으면 아스트로사이트에 과부하가 걸린다. 마치 주방에 화재가 난 것처럼 뉴런을 돌볼 겨를이 없어지면서 뇌 안에 노폐물이 정체된다.

모우나이 교수는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을 때는 원래 수면 중에 뇌에서 씻겨 나가야 할 노폐물이 정체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뇌 피로를 가중시키는 또 다른 주범은 ‘신체의 만성 염증’과 ‘자아 소모’다. 연휴 동안 폭식 및 과음을 하거나, 평소 치주염·내장 지방 등을 앓고 있다면 체내에서 증가한 염증 물질이 혈액을 타고 뇌로 전해져 뇌 염증을 악화시킨다. 또 스마트폰을 수시로 확인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에너지를 끊임없이 소모하는 상태도 뇌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뇌는 체중의 약 2%에 불과하지만 기초대사량의 약 20%를 소비한다. 뇌는 멍하게 있을 때도 에너지를 쓰고 있다. 따라서 피로가 누적되면 결론을 서두르기 위해 편향된 사고에 쉽게 빠진다. “내가 왜 이렇게 무기력할까” 자책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연휴가 끝났음에도 피로가 가시지 않는다면, 뇌의 아스트로사이트가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첫 번째가 수면의 질이다. 수면 중에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깊은 잠을 자야 뇌의 노폐물이 청소된다. 폭식과 과음을 피하고, 항염증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내장 지방과 신체 염증을 줄여야 뇌 염증도 함께 완화된다. 또한 뇌가 쉴 틈 없이 정보를 처리하는 환경에서 벗어나, ‘멍 때리기’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뇌의 에너지 소모를 줄여야 한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원장은 “뇌 피로는 뇌가 보내는 SOS 신호”라며 “적절한 관리와 휴식을 취할 때 진정한 의미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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