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해줄게!” 펜싱 황제 위엄 보여준 단체전 금메달

오상욱 포효
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한국과 일본의 결승. 승리를 거둔 오상욱이 포효하고 있다. 2026.9.26 도코나메 연합뉴스


“내가 해줄 테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이 열렸던 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 9라운드까지인 단체전에서 6라운드까지 일본에 앞섰던 한국은 도경동(27·대구광역시청)이 7라운드에서 요시다 겐토에게 대량 실점하며 32-35로 역전을 허용했다.

팀원에게 짐이 됐다고 낙담하며 피스트를 내려온 후배 도경동에게 ‘황제’ 오상욱(30·대전광역시청)은 자신이 승부를 뒤집고 금메달을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39-40 열세 속에 최종 라운드에 칼을 쥐고 피스트에 올랐고, 기적 같은 대역전극을 펼치며 약속을 지켰다.

사흘 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오상욱에게도 적진에서 열린 단체전 결승의 마지막 라운드는 쉽지 않았다. 일본 역시 간판 고쿠보 마오를 오상욱의 대항마로 올렸고, 오상욱이 41-44까지 끌려가며 패색이 짙어졌다.

한 점만 더 잃으면 일본의 금메달로 끝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오상욱의 승부사 기질이 발동했다. 높이와 길이의 강점을 살린 찌르기로 단숨에 44-44로 균형을 되찾았고, 최후의 일격에서 오상욱은 칼끝이 고쿠보의 상체에 먼저 닿으면서 한국의 검객들이 포효했다. 한국의 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 오상욱의 2회 연속 2관왕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금빛 대한민국
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6.9.26 도코나메 연합뉴스


개인전 우승 후 “다 끝나고 좋아하겠다”면서 단체전 석권을 다짐했던 오상욱은 경기 직후 “이제 끝났다는 게 실감 나고 행복하다. 지켜냈다는 의미가 크다”며 웃었다. 이어 41-44 상황에 대해서는 “냉정함을 유지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라면서 “몇 점 내줬으나 그 데이터로 입력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며 그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상욱, 도경동과 금메달을 합작한 박상원(26·대전광역시청)은 “쉽지 않은 여정이었는데, 짜릿하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갈 수 있도록 마음 식지 않고 다잡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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