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빙하에 갇힌 지 42년 만에 주검으로 돌아온 스무살 여성
임병선 기자
입력 2023 02 05 08:24
수정 2023 02 05 09:29
유전자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세로 메르세다리오(해발고도 6720m) 근처에서 지난 40여년 여성 산악인 실종 사고가 접수된 적이 없기 때문에 가족들은 그녀일 것이라고 믿었고, 소지품 및 인상착의를 확인한 뒤 확신했다고 전했다고 연합뉴스가 5일 전했다.
사고 당시 함께 등반했던 언니 코리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현지 지역 방송국에 “닫혔던 상처가 다시 열리는 것 같지만, 우리는 그녀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이제서야 상처가 완벽하게 아물 것 같다”면서 “이제야 동생이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다.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42년이 흘렀으나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했다. 1981년 3월 코리나와 마르타, 이탈리아 남성 산악인 셋은 아메리라 대륙을 통틀어 여덟 번째로 높고 아르헨티나에서 두 번째 높은 세로 메르세다리오를 등정하기 위해 떠났다. 더 없이 푸르고 맑은 날이었다. 코리나는 찰나의 순간 다른 쪽 빙하 벽을 오르던 마르타의 짧은 비명과 추락하는 소리를 들었다. 직접 보지 못했으나 코리나는 마르타가 죽었다는 걸 직감했다고 했다. 그 높이에서 떨어지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리나와 이탈리아 남성은 다음날 오전에야 싸늘한 주검츨 찾아냈는데 크레바스 위로 시신을 들어올릴 수 없었다. 하산해 당국에 신고하고 전문가들과 다시 마르타의 시신을 찾으러 돌아왔는데 온 세상이 눈에 덮여 찾을 수가 없었다. 이듬해에도 산악인들을 동원해 수색했으나 마찬가지였다.
마르타의 주검은 다른 산악인들에 의해 빙하에 갇힌 채 발견됐다.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오고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면 가족은 시신을 고향인 투쿠만주로 옮겨 화장한 뒤 세로 메르세다리오에 유해를 뿌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나는 “만약 산에서 죽게 되면 유해를 멘도사주에 있는 산악인들의 무덤이나 떨어진 지점에 뿌려달라고 동생이 말한 적이 있다”며 “세로 메르세다리오는 이미 동생의 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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