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모르고 21년간 폐품 주운 70대…통장 보니 ‘8500만원’ 있었다 [월드픽]

노인 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21년간 폐품을 주워 생계를 이어온 중국의 70대 남성이 자신도 모르고 있던 연금 계좌에서 42만 위안(약 7900만원)이 넘는 돈을 발견해 화제가 되고 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후난성 창더에 사는 루모(71)씨는 지난 9월 말 사회구조기관으로부터 연금 계좌와 연결된 은행카드를 전달받았다. 카드에 찍힌 잔액은 무려 42만 4204위안(약 8500만원)이었다.

수십년간 자신에게 연금 수급 자격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지낸 루씨는 통장 잔액을 확인한 뒤 눈물을 흘렸다. 그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기쁘다.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며 “사회구조기관과 관련 정부 부처의 도움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앞서 루씨는 21년 전부터 폐품을 주워 생활해왔다. 2000년대 초 후난성의 한 상점에서 30년간 근무한 뒤 해고된 것이 계기였다. 당시 그는 퇴직 보상금으로 받은 돈을 모두 써버린 뒤 빚까지 지게 됐으며, 친척들과 갈등도 겪으면서 결국 폐품을 수집해 생계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루씨는 이후 창더로 거처를 옮겨 줄곧 이곳에서 생활했다. 그의 생활을 바꾼 것은 사회구조기관 직원들의 도움 덕분이었다. 2024년 겨울 창더의 한 사회구조센터 직원 우진후이씨와 동료들은 복지 점검 과정에서 폐건물에 홀로 거주하던 루씨를 발견했다.

직원들은 루씨에게 보호시설로 옮길 것을 권유했지만, 그는 처음에는 자존심 때문에 이를 거부했다. 이후 직원들이 생필품을 지원하며 계속 도움을 주겠다고 설득한 끝에 루씨는 보호시설로 이동했다.

시설에 들어온 뒤 루씨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사실이 드러났다. 중국의 연금 제도에 따르면 루씨는 2015년 이미 연금 수급 연령에 도달한 상태였다. 국유 상점에서 30년간 근무하면서 급여에서 연금 보험료가 공제됐던 만큼 연금을 받을 자격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루씨는 자신이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는 상점에서 해고된 뒤 연금을 받으려면 본인이 별도로 수년간 양로 보험료를 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탓에 보험료를 내지 않았고, 이후 연금에 관한 관심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구조기관 직원들은 관련 자료를 확인한 뒤 루씨의 연금 수급 절차를 도왔다. 그가 받게 된 연금은 매달 약 3700위안(약 74만원)으로, 지난 10년간 쌓인 금액이 42만 위안을 넘어섰다.

휴대전화도 없이 생활해온 루씨는 사회 변화와 연금 제도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생 결혼하지 않고 홀로 살아온 그는 오랜 기간 사실상 사회와 단절된 채 지내왔다.

중국에서는 일정 기간 사회보험료를 낸 사람이 법정 퇴직 연령에 도달하면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남성의 법정 퇴직 연령은 기존 60세였으나 현재 단계적으로 63세까지 상향되고 있다.

우씨는 루씨에게 은행카드를 건네며 “카드를 잘 보관하고 돈을 신중하게 사용하라”고 당부했다. 통신 사기 등 각종 금융 범죄에 주의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루씨는 당장 창더에서 집을 구해 생활할 계획이다. 이후 고향에도 다시 찾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연이 알려지자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이렇게 많은 돈이 생겼으니 친척들이 곧 찾아올 것 같다”, “가난한 노인을 도운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정말 잘한 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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