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커지는 ‘국제법 무용론’

김희리 기자
입력 2026 03 04 16:15
수정 2026 03 04 16:15
美 이란 공습 국제법 위반 가능성에도
강제력·구속력 있는 제재 어려워
“국제법 위상 훼손… 아노미 우려도”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한 국제법 위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제기구의 성명 발표 등 반대 움직임이 실질적인 확전 차단으로 이어지진 못하면서 국제법 및 조약이 분쟁 해결 능력을 상실했다는 ‘무용론’도 제기된다.
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번 이란 공습은 국제법상 자위권의 범위를 넘어서는 선제 공격인 데다, 전시에도 민간인 보호가 이뤄져야 한다는 국제인도법상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법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이란이 먼저 공격하려는 정황을 확신해 선제공격을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 관계에 따르면 이란이 먼저 무력 공격을 시도했단 징후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트럼프의 주장에 신빙성이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소병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대방의 선제공격이 있거나, 예외적으로 상대방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거나 예상되는 공격 규모가 자국의 자위권을 파괴할 정도라는 정황이 명확할 경우에만 국제법상 자위권이 인정된다”면서 “(트럼프의 주장은) 예방적 자위권을 행사했다는 논리로 공격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위법성이 입증된다 하더라도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어 국제법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소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결의한다 하더라도 강제력·구속력 있는 제재를 하기 어렵고, 미국은 국제형사재판소의 당사국이 아니라 국제 법정에 세울 수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이란 공격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제법은 이번 사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특히 그 법들이 대체로 아무런 후속 조치 없이 남아 있다면 더욱 그렇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란 사태는 국제법의 위상 훼손을 정면으로 드러낸 계기가 된 셈”이라면서 “갈등상황이 일단락 되면 국제규범 재정비 작업이 진행돼야 하겠지만, 국제정세가 워낙 험난해 당장 의미있는 결과를 기대하긴 어렵고 국제질서가 보장되지 않는 아노미 상태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제법 전문가는 “국제법의 가장 큰 규범적 한계가 이를 위반했을 때 뒤따르는 강제력이 담보되지 않는다 점”이라면서 “현재의 지정학적 질서에선 형식적 법 논리보다 실질적인 힘에 무게추가 실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희리 기자
ⓒ 트윅,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Q.
기사를 끝까지 읽으셨나요? 이제 AI 퀴즈로 기사의 핵심을 점검해보세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국제법 위반인 이유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