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보다 취업이 우선”…석사생도 몰린 서울대 채용박람회
김임훈 기자
입력 2026 03 04 17:35
수정 2026 03 04 17:35
4일 서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린 ‘2026 상반기 이공계 채용박람회’ 현장은 점심시간임에도 복도를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북적였다. 약 80개 기업 부스에는 학생들이 길게 줄을 서서 상담을 기다리는 등 취업을 향한 열기로 뜨거웠다.
1학년부터 취업 시장 ‘선제 대응’과거 졸업 예정자들이 주로 찾던 채용박람회 분위기와 달리 최근에는 1~2학년 저학년 학생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2학년 권성윤(20)씨는 “이론 위주로 배우는 저학년이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 박람회를 찾았다”며 “선배들로부터 채용 인원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선제적으로 취업 시장 상황을 파악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부스에서 만난 한 대기업 인사팀 직원은 “1~2학년 학생들이 기업의 수익 구조까지 파악해서 올 정도”라며 “과거 호기심에 방문하던 분위기는 최근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메디컬 계열인 약학대학에서도 기업 진출을 염두에 둔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대 약대 석사 과정을 밟은 김시호(27)씨는 “연구직을 희망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한국화학연구원 부스를 찾았다”며 “취업이 현실로 다가온 만큼 더욱 심도 있는 상담을 하고싶다”고 전했다.
“취업이 1순위, 고시는 2순위”
취업 시장의 한파는 서울대생들의 진로 우선순위까지 바꾸고 있다. 과거엔 고시나 전문직을 준비하다 안 되면 기업에 취직하자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취업 자체가 어려운 관문이 되면서 고시가 오히려 차선책으로 밀려나는 형국이다.
산업공학과 석사 과정 최아정(26)씨는 “대기업 채용 인원 자체가 줄어들면서 취업 준비를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오히려 고시를 선택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며 “지망 순서가 바뀌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통적으로 취업이 잘 되던 전공들마저 기업의 채용 규모가 크게 줄어들면서 재학생들의 취업 긴장감이 커졌다. 전기정보공학부 재학생 B(26)씨는 “예전에는 서류를 쓰면 합격했던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과 연계된 석박사 통합 산학 장학생 선발도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최근에는 탈락자가 30~40%나 나온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들린다”고 위기감을 전했다.
취업난을 피해 대학원을 선택하는 ‘유예형 진학’도 늘고 있다. 데이터사이언스 전공 성주용(26)씨는 “취업이 힘들어 대학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2년 선배들은 대부분 대기업에 갔지만, 단 2년 차이로 제 기수 친구들은 거의 다 대학원에 진학할 만큼 격차가 크다”고 급변하는 분위기를 전했다.
공대 최초 ‘창업가형 인재’ 필수 과목 개설
취업난 속에서 서울대는 공학 기술 기반의 창업 인재 양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대 공과대학은 이날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서울대 내 최초로 ‘창업가형 공학기술 혁신인재 프로그램’의 일환인 ‘다학제 창의적 제품개발’ 교과목 개강식을 열었다.
1학기 필수 이수 과목으로 지정된 이 수업은 학생들이 첨단 공학 지식을 바탕으로 시장의 실제 문제를 탐색하고 해결하는 ‘창업가 정신’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영오 서울대 공과대학 학장은 이날 개강식에서 “진정한 성과는 타이틀이 아니라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라며 “문제를 깊이 정의하는 습관을 지니고, 기술 완성도를 포기하지 말고, 글로벌 무대를 상상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수업의 멘토로는 카카오의 전신 ‘아이위랩’ 창업 멤버인 이재범 전 대표·송재준 크릿벤처스 대표·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이사·김동신 샌드버드 대표가 참여한다.
김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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