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요원이 숙소에서 감시”…이란 女 축구선수들, 국기에 ‘거수경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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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여자 아시안컵 2차전서 국가 제창
1차전에서는 국가 제창 거부
인권운동가 “보안요원이 외출 막아”

5일(현지시간)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이란과 호주의 경기에서 이란 선수들이 국가 연주에 맞춰 거수경례를 하며 국가를 따라부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한국과의 1차전에서 이란 선수들은 국가 연주에 침묵을 지켰다. 2026.3.5 골드코스트 AFP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이란과 호주의 경기에서 이란 선수들이 국가 연주에 맞춰 거수경례를 하며 국가를 따라부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한국과의 1차전에서 이란 선수들은 국가 연주에 침묵을 지켰다. 2026.3.5 골드코스트 AFP 연합뉴스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 출전한 이란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국가 연주에 맞춰 ‘거수경례’를 하고 국가를 따라불러 이목을 끌고 있다. 앞서 직전 경기에서는 국가 연주에 ‘침묵’을 지켰는데, 이들 선수들이 이란 정권으로부터 압력을 받았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5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선수들은 이날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호주와의 경기를 앞두고 국가 연주에 맞춰 거수경례를 하고 국가를 따라 불렀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이란 관중들은 ‘트럼프’가 쓰여진 플래카드를 흔드는가 하면 팔라비 왕조 시절 국기를 흔들기도 했다. 이란 국가가 연주되자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터져나왔지만, 선수들은 연주가 끝날 때까지 국가를 따라불렀다.

앞서 선수들은 지난 1일 치러진 대한민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국가 제창을 거부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축구계에서는 선수들이 이란 정권을 향한 반감과 저항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란에서 히잡 착용 강요에 반발해 일어났던 반정부 시위 국면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축구 대표팀 선수들도 당시 대회에서 국가가 연주되자 침묵을 지킨 바 있다.

이란의 현재 국가와 국기는 팔라비 왕조가 무너지고 신정 체제가 들어선 이란 이슬람 혁명(1979년) 이후 제정된 것으로, 신정 체제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국가와 국기를 부정한다.

5일(현지시간)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이란과 호주의 경기에서 이란 관중들이 ‘트럼프’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2026.3.5 골드코스트 AFP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이란과 호주의 경기에서 이란 관중들이 ‘트럼프’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2026.3.5 골드코스트 AFP 연합뉴스


이란 관중들 ‘트럼프’ 플래카드이러한 선수들의 변화에 외신들은 선수들이 대회 기간 동안 이란 정권의 삼엄한 감시와 압력 아래 놓여있다는 추측을 내놓았다.

호주에 거주하는 알리레자 모헤비 이란인터내셔널TV 특파원은 미국 ABC에 “정권과 보안팀이 선수들에게 국가 제창과 거수경례를 강요한 게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이란의 인권 운동가 사이러스 존스는 가디언에 “이란의 보안 요원들이 선수들이 머무는 호텔에 있다”면서 “선수들은 방 밖을 나갈 수도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수도 없다”고 귀띔했다.

이어 “내가 ‘히잡을 벗어라’라고 외치자 경찰이 다가와서 ‘이란 대표팀의 보안 요원이 선수들을 자극하는 말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면서 “선수들은 침묵하는데 대체 누가 하는 말이겠나”라고 분노했다.

2일(현지시간)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대한민국과 맞붙은 이란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 국가가 연주되자 따라부르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자료 : 소셜미디어
2일(현지시간)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대한민국과 맞붙은 이란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 국가가 연주되자 따라부르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자료 : 소셜미디어


조국이 포화에 휩싸인 상황에서 대회에 출전한 이란 대표팀은 대회 내내 전쟁과 관련한 질문에 침묵을 지키며 무거운 심경을 드러냈다.

마지예 자파리 이란 대표팀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은 가족들과의 연락이 완전히 단절돼 있다”면서 “이란계 호주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스트라이커 사라 디다르는 “우리는 가족과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 때문에 슬퍼하고 있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란은 앞서 1차전에서 한국에 3대0으로 패한 데 이어 2차전에서도 호주에게 4대0으로 패해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였다. 한편 대한민국은 이란과 호주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면서 조 1위에 올라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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