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깬 여성 엔지니어의 활약…“냉장고 고치다 보이스피싱도 막아”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10년간 상담사 경력 바탕 소통 능력 발휘
퇴근 후에도 공부…집요하게 현장경험 쌓아
삼성전자서비스 여수 가전서비스센터 소속 황인혜 프로.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삼성전자서비스 여수 가전서비스센터 소속 황인혜 프로.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처음에는 ‘여자가 혼자 수리할 수 있겠냐’는 말도 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서비스 엔지니어로 저를 찾아 주시는 단골 고객분들이 생겼습니다.”

냉장고와 세탁기처럼 크고 무거운 가전제품을 다루는 수리 현장은 오랫동안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편견을 깨고 전국 여성 가전 엔지니어 가운데 고객 만족도 1위에 오른 엔지니어가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여수 가전서비스센터 소속 황인혜(40) 프로다.

황 프로가 전국 1위에 오른 배경에는 10년 동안의 서비스센터 상담사 경력이 있다. 고객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 성향을 빠르게 파악하는 소통 능력이 현장에서도 그대로 빛을 발하고 있다.

2012년 여수 휴대폰서비스센터의 상담사로 입사한 그는 2021년 가전 엔지니어로 직무를 전환했다. 당시 가전제품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했던 황 프로는 업무가 끝난 뒤 매일 센터에 남아 제품별 작동 사이클과 분해·조립 방법 등 매뉴얼을 외우다시피 공부했다. 마지막으로 서비스센터 문을 직접 잠그고 퇴근하는 날이 많았다.

또 동료 엔지니어들을 따라다니며 냉장고, TV, 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제품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없을 때까지 집요하게 질문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황 프로는 지난해에만 약 1100건의 제품을 수리하며 전국 여성 가전 출장서비스 엔지니어 가운데 출장 서비스 건수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딸 같은 엔지니어”…생활 밀착형 서비스 제공
삼성전자서비스 여수 가전서비스센터 소속 황인혜 프로가 로봇청소기를 수리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삼성전자서비스 여수 가전서비스센터 소속 황인혜 프로가 로봇청소기를 수리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여수 지역은 고령 인구 비중이 높아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방문 요청이 잦다. 황 프로는 수리를 진행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말동무가 된다.

그는 “저희 어머니 또래의 어르신들이 많아 딸처럼 편하게 대해 드리려고 한다”며 “수리 후 한 달 정도 지나 제품에 문제가 없는지 다시 연락을 드리는데, 연세가 많은 분들께는 손녀나 딸처럼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려 노력한다”고 밝혔다.

엔지니어로서의 생활 밀착형 서비스도 황 프로만의 강점이다.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에 삼성 김치냉장고 7~8대를 포함해 10대가 넘는 냉장고가 있어, 실생활에서 직접 관리하며 쌓은 노하우가 풍부하다.

그는 단순한 수리에 그치지 않고 어머니에게 배운 ‘김치 골마지 방지법’도 고객들에게 알려준다. 김치를 국물에 꾹꾹 눌러 담고 비닐로 밀폐해 산소 접촉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출장 서비스를 신청한 제품뿐 아니라 고객이 사용 중인 세탁기나 에어컨 등 다른 삼성 가전의 상태도 함께 살펴보고 관리 방법을 알려주는 ‘플러스 점검’도 제공한다. 고객들로부터 “내 제품처럼 꼼꼼히 점검해 줘 믿음이 간다. 앞으로도 삼성 가전만 쓰겠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2년 전 어르신 보이스피싱도 예방…“긍정적 영향 주고 싶다”
삼성전자서비스 여수 가전서비스센터 소속 황인혜 프로가 냉장고를 수리한 뒤 고객에게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삼성전자서비스 여수 가전서비스센터 소속 황인혜 프로가 냉장고를 수리한 뒤 고객에게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미담도 끊이지 않는다. 약 2년 전 냉장고 수리를 위해 한 어르신 댁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수리하는 내내 어르신이 전화를 끊지 못하고 있었고, 통화는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수상함을 느낀 황 프로가 무슨 일인지 묻자 어르신은 “지금 당장 은행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상한 전화를 넘겨받자마자 검찰과 경찰을 사칭한 전형적인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황 프로는 즉시 전화를 끊고 어르신 가족에게 상황을 알렸고, 결국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그는 “여성 엔지니어가 더 많이 늘어나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함께 줄 수 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믿음을 주는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진복 기자
  • 카카오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네이버블로그 공유하기
  •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 트윅,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Q.
기사를 끝까지 읽으셨나요? 이제 AI 퀴즈로 기사의 핵심을 점검해보세요.
황인혜 프로는 어떤 경력을 바탕으로 소통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가?
연예의 참견
더보기
여기 이슈
더보기
갓생 살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