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절반 “하청 차별 경험·목격”... 갑질 1위는 ‘차별 대우’
김임훈 기자
입력 2026 03 15 13:47
수정 2026 03 15 13:47
응답자 10명 중 8명 “원청 갑질 심각”
근로자 절반 갑질에 “참거나 모르는 척”
서울에 있는 한 회사에 다니는 A(35)씨는 최근 사내 기념일 행사에서 씁쓸한 장면을 목격했다. 회사가 정규직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행사와 식사 자리를 마련하면서, 사내 미화 담당자와 파견직 등 하청 노동자들에게는 공지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사내 복지 차원의 행사임에도 하청·파견직 직원들을 철저히 배제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이처럼 한국 사회의 하청 노동자가 받는 처우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직장인 절반 이상은 원청 회사의 갑질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했다고 답했다.
직장갑질119는 1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월 2일부터 8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원청 갑질 및 하청 노동자 처우’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8.1%가 한국 사회에서 원청회사의 갑질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5%는 원청 회사의 차별이나 인사 개입, 업무 지휘 등 갑질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갑질 유형으로는 ‘임금·휴가·복지시설 이용 등 차별’이 44%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업무수행 직접 지휘·감독 및 위험 업무 전가’(37.3%), ‘채용·징계·해고 등 인사개입’(34.6%),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25.6%), 노조 활동에 대한 개입(24.2%) 등이 뒤를 이었다.
하청 노동자의 처우가 정당하지 않다고 느끼는 응답자는 전체의 80.1%에 달했다. 원·하청 간 임금 및 근로조건 격차가 ‘심각하다’는 인식도 77.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74.2%는 해결 방안으로 원청회사의 성과를 하청회사에도 분배해야 한다고 봤다.
하지만 갑질에 대한 대응은 근로자 다수가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청 갑질을 경험하거나 목격했을 때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는 응답이 49.8%로 가장 많았다. 동시에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6.7%에 그치며, 근로자가 원청·하청 차별 문제를 직접 제기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만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조합의 역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1.6%가 원청의 갑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근로자의 직접적인 대응이 어려운 만큼 노동조합이 대표해 문제를 제기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현기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라 원청을 상대로 하는 단체교섭의 문이 열린 만큼 원청의 차별 해소에 관해서도 폭넓게 교섭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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