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계기업 140곳 중 정상 전환 6곳…정부 ‘생산적 금융’ 시험대
이준호 기자
입력 2026 09 14 17:00
수정 2026 09 14 17:00
정책금융 정상화율 4.3% 그쳐
‘생산적 금융’ 선별 기능 강화 필요
지난해 정책금융 지원을 받은 한계기업 가운데 정상기업으로 돌아선 곳이 극소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내걸고 정책금융 공급을 확대하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낮은 기업에 자금이 장기간 묶이지 않도록 선별과 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수은이 관리하는 한계기업 140곳 가운데 올해 6월 말 기준 정상기업으로 전환한 곳은 6곳(4.3%)에 불과했다. 대기업은 한 곳도 정상화되지 않았으며 중견기업 1곳, 중소기업 5곳이 정상기업으로 전환했다.
반면 134곳은 여전히 한계기업 상태에 머물렀다. 대기업 17곳과 중견기업 66곳, 중소기업 51곳이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을 뜻한다.
정상기업 전환 비율은 전년과 비교해 크게 낮아졌다. 앞서 지난 2024년 말 한계기업 106곳 가운데 지난해 말까지 정상기업으로 전환한 곳은 48곳(45.3%)으로 집계됐다.
정책금융은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기업이나 국가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는 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원 이후에도 기업의 재무구조와 경쟁력이 개선되지 않으면 정책금융 자금이 생산성이 낮은 부문에 장기간 묶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 수은의 대손상각채권은 지난해 2조 843억원으로 전년보다 27.3% 증가했다. 대손상각채권은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채권을 손실로 처리한 것으로 정책금융기관이 과거 공급한 자금에서 발생한 손실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또 잠재적 채무를 뜻하는 우발채무는 지난해 말 62조 275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63조 5898억원보다 2.1% 줄었지만 여전히 60조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최근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미래 산업 경쟁력을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을 내걸고 정책금융 확대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등 비생산적 부문에 쏠린 자금을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성장산업으로 돌리는 것이 핵심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국민성장펀드다. 정부는 당초 5년간 150조원 규모였던 국민성장펀드를 200조원으로 확대하고,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은 물론 우주항공 등 미래전략산업까지 지원 대상을 넓히기로 했다.
정 의원은 “수출입은행의 한계기업 정상화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만큼 정책금융 공급 규모를 늘리는 것보다 지원 대상 기업에 대한 선정 기준과 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해 기회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계기업의 증가는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혁신기업에 자금이 제대로 공급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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