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도 아닌데 리센느급 인기”…멜론 3위 오른 노래 정체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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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도구로 만든 기사 자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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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

어른이 된 뒤 마주한 현실의 무게를 담은 노래 한 곡이 국내 음원차트를 휩쓸고 있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공감을 자극하는 가사로 인기를 끈 이 노래의 가창자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음악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15일 오전 7시 기준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 톱100에서 음악 크리에이터 머무르의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는 3위를 기록했다. 걸그룹 리센느의 ‘Deja Vu’(5위)를 앞서고, ‘LOVE ATTACK’(2위)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 발매된 이 곡은 9월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지난 2일 18위에 오른 데 이어 약 열흘 만에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유튜브 뮤직 한국 인기곡 톱100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유명 아이돌과 정상급 가수들이 경쟁하는 음원차트에서 AI 보컬곡이 이처럼 높은 순위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이 곡은 어른이 되면 모든 것이 나아질 것이라 믿었던 어린 시절의 기대와 달리, 여전히 고민과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현실을 담은 록 발라드다.

특히 취업과 직장 생활, 경제적 부담 등 각자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청취자들 사이에서 공감을 얻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노래를 부른 목소리의 주인공은 실제 가수가 아니다. 생성형 음악 AI 서비스인 ‘수노(Suno)’를 통해 만들어진 가상의 보컬이다.

10월 15일 멜론 차트 캡처
10월 15일 멜론 차트 캡처


머무르는 직접 곡을 기획하고 가사를 썼으며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지만, 멜로디와 보컬 등 음악을 구현하는 과정에는 AI 기술을 활용했다.

머무르는 음원 소개를 통해 “저에게 AI는 현대적인 악기이자, 제 상상을 함께 현실로 옮겨주는 파트너”라며 “도구는 변해도 이야기는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다”며 자신의 진심이 청취자들의 지친 하루 끝에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네티즌들은 “가사에 공감이 간다” “AI가 불렀다는 사실을 알고도 계속 듣게 된다”는 등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기계가 부른 노래에 무슨 감동이 있느냐” “AI로 만든 음악이라는 사실을 표시해야 한다”는 등 거부감을 드러내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이처럼 AI 음악의 확산은 기존 음악산업의 제작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과거에는 가수 섭외와 녹음, 편곡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이제는 개인 창작자도 AI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음원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저작권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현행 저작권 제도에서는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AI를 활용했다고 해서 저작권이 모두 부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AI가 생성한 결과물 전체에 저작권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지난 8월 AI 음악에 대한 저작권 신탁 등록 기준을 마련했지만, 논란 끝에 22일 만에 철회했다. AI 음악에서 사람의 창작 기여도를 어디까지 인정하고, 수익은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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