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5년차’ 아나운서 부부 “명절에 시댁 안 간다…공간 자체가 스트레스”[이슈픽]
이보희 기자
입력 2026 09 11 23:33
수정 2026 09 11 23:54
MBC 아나운서 출신 문지애·전종환 부부
“음식·설거지 안 해도…함께 있는 것 자체가 압박”
“추석 당일 방문 대신 미리 만나 식사·1박 여행”
MBC 아나운서 출신 문지애·전종환 부부가 명절에 시댁에 가지 않는 가족 문화를 만들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유튜브 채널 ‘생활명품 문지애’에는 ‘명절에 시댁에 안 가기로 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결혼 15년 차인 문지애와 전종환은 이날 추석을 앞두고 명절 스트레스를 줄이는 법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전종환은 “결혼 초기 명절 때 본가에 갔을 때 부모님께서 아내에게 일을 시켜 본 적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음식을 만들게 하지도 않았고 설거지도 시키지 않았다. 부모님께서 ‘다 해 놓을 테니 오기만 하라’는 스타일이었다”면서도 “그게 문제였다. ‘노동이 없으니까 안 힘들겠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그런 걸 모르다가 3~4년 지나면서 꼭 설거지를 하고 음식을 해서 힘든 게 아니라, 명절이라는 그 시간과 공간에서 6시간 정도 함께 있는 것 자체가 힘듦의 근원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이에 문지애가 “그걸 나를 보고 깨달은 거냐, 그냥 본인이 힘들었던 거냐”고 묻자 전종환은 “둘 다”라고 답했다.
전종환은 “나 역시 압박이 있었다”며 “명절이라는 공간에서 ‘우리는 화목해야 한다,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나에게는 압박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문지애 역시 “그 시간을 놀면서 보내야 하는데 당시에는 아이도 없었다. 할 이야기도 없고 한계가 왔다”며 “괜히 윷놀이를 하고 화투를 치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추석 당일 양가 방문, 반드시 고집할 필요 없어”전종환은 시대 변화에 따라 명절의 의미와 방식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옛날 1960년대에는 시골에 살다가 상경해 서울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명절 때 고기를 사 들고 내려갔다. 그렇게 모여 화투를 치고 이런 건 좋다”면서도 “우리는 지금 일주일에 한 번씩 부모님을 뵌다. 명절이라는 의미가 예전과는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부부는 이후 조금씩 자신들만의 명절 문화를 바꿔 갔다고 한다.
전종환은 먼저 “추석 당일 반드시 그날 양가를 모두 찾아뵈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일주일 전이나 추석 전 주말에 만나는 식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또 “공간의 변화도 필요하다”며 “평소보다 비용을 조금 더 들여 특별한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하면서 ‘추석이니까 이렇게 다 같이 모여 좋은 음식을 먹는구나’라는 느낌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문지애는 “식당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에서 최근에는 1박 펜션 여행으로 바뀌었다”며 “시댁과 여행하는 게 더 힘들지 않느냐는 사람도 있지만, 공간이 주는 새로움이 부담을 상쇄해 주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에 있으면 누구는 일하고 누구는 누워 있고, 각자 정해진 역할이 있다”며 “하지만 새로운 장소에서는 그런 역할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진다. 명절 스트레스는 어쩌면 그런 역할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전종환도 이에 공감하며 “어머니가 음식하고 설거지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마음이 무겁다”며 “그렇다고 나나 며느리가 하겠다고 하면 하지 말라고 하신다. 결국 노모를 시켜 먹는 꼴이 된다. 이런 것이 명절 스트레스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서도 반복되는 ‘명절 스트레스’ 고민명절 스트레스는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와 육아·여성 커뮤니티 등에서도 명절 때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단골 고민거리다. 시댁과 처가 방문 횟수, 장거리 이동, 음식 준비와 설거지, 가족 간 역할 분담은 물론 ‘명절 당일 반드시 양가를 모두 방문해야 하느냐’를 두고도 다양한 사연과 갈등이 이어진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명절 방식에서 벗어나 가족 구성원의 상황에 맞춰 방문 날짜를 조정하거나, 외식과 여행 등으로 명절을 보내려는 가족들도 늘고 있다. 이들 부부의 사례처럼 ‘정해진 방식대로 명절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보다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자신들만의 명절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도 커지고 있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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