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없다고 방심은 금물”…국내 혈액암 환자 절반 차지하는 ‘림프종’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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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없는 멍울’에 전신 증상 동반된다면 의심해야
60여 가지 세부 유형 존재…환자별 맞춤 치료 필요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이현정 교수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이현정 교수
매년 9월 15일은 ‘세계 림프종 인식의 날’이다. 림프종은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림프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혈액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주요 혈액암(다발골수종·림프종·백혈병)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총 1만 2,782명에 달했다. 이 중 림프종 환자는 6,465명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질환으로 꼽힌다.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이현정 교수는 “림프종의 발병 원인을 단일 요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후천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고 누적되는 유전자 변이가 주요 원인”이라며 “나이가 들수록 변이가 쌓이고, 비정상 세포를 제거하는 면역 감시 기능이 저하되면서 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림프종의 가장 흔한 전조 증상은 ‘림프절 비대’다.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피부 가까이에 위치한 림프절에 종양이 생기면 손으로 만져지는 멍울 형태로 나타난다. 다만 림프절은 감염이나 염증으로도 일시적으로 부을 수 있어 면밀한 구분이 필요하다.

이현정 교수는 “염증성 림프절 비대는 통증이나 압통이 동반되고 주변 피부가 붉어지기도 하며 원인이 사라지면 다시 작아진다”며 “반면 림프종으로 인한 림프절 비대는 통증이 없으면서 지속되거나 점차 커지는 양상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원인 불명의 발열, 옷이 젖을 정도의 야간 발한, 이유 없는 체중 감소 등 전신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림프종은 종양 형태로 자라기 때문에 일반 혈액검사만으로는 진단이 어려우며, 초음파·CT 등 영상검사와 함께 의심 병변의 조직을 채취하는 조직검사가 필수적이다.

림프종은 크게 호지킨 림프종과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나뉘며, 세부적으로는 60가지가 넘는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수년에 걸쳐 완만하게 진행되는 형태가 있는가 하면, 수개월 만에 급속도로 진행되어 신속한 치료가 시급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질환의 진행 정도,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

치료법으로는 전통적인 항암화학요법을 비롯해 표적치료, 세포면역치료, 방사선치료, 조혈모세포이식 등이 병합 적용된다. 최근에는 재발 환자나 기존 치료에 반응이 적은 환자를 위해 환자 본인의 T세포를 조작해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첨단 ‘카티(CAR-T) 세포치료’까지 도입되어 치료 선택지가 한층 넓아졌다.

이현정 교수는 “CAR-T 치료는 기존 치료가 버거웠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며 “림프종은 다른 혈액암에 비해 상대 생존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므로,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갖고 체력 관리와 감염 예방에 힘쓰며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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