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파리 넣고 고기 굽기도 조절” AI로 사진 조작해 환불 요구…배달업계 ‘속수무책’
이보희 기자
입력 2026 01 04 16:48
수정 2026 01 04 16:48
英서 AI 악용 신종 사기 기승
국내 배달 플랫폼도 ‘빨간 불’
인공지능(AI)을 악용해 음식 사진을 조작한 뒤 환불을 요구하는 신종 사기가 영국에서 확산되고 있다. 배달 음식이 제대로 조리되지 않았거나 상태가 불량한 것처럼 보이도록 사진을 조작해 배달 플랫폼에 제출하는 수법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배달 앱 이용자 일부가 AI 이미지 편집 기술을 활용해 음식 사진을 왜곡하고, 이를 근거로 환불이나 보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멀쩡한 피자나 치킨 사진을 ‘덜 익은 것처럼’, 혹은 ‘탄 것처럼’ 조작해 문제 제기를 하는 식이다. 녹아내린 케이크나 음식 용기에 들어있는 파리 사진 등도 AI로 만든 ‘가짜’로 확인됐다.
이 같은 수법은 AI 기반 이미지 편집 기술이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손쉽게 확산되면서 가능해졌다. 몇 번의 클릭만으로 음식의 색감이나 질감을 바꿀 수 있어, 육안으로는 진위를 가리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영국의 대표적인 배달 플랫폼 ‘딜리버루(Deliveroo)’를 비롯한 업체들은 일부 고객이 반복적으로 환불을 요구하거나, 유사한 사진 패턴이 포착되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배달 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AI 조작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 도입을 검토하는 한편, 환불 기준을 강화하고 의심 계정에 대한 모니터링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사진 조작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 ‘창과 방패’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의 대중화로 일상적인 사기 수법도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며 “소비자 보호와 함께 정직한 상인과 플랫폼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타임스는 이러한 사기가 확산될 경우 결국 비용 부담이 음식점과 선량한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며, 플랫폼과 이용자 모두의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배달앱 역시 환불 판단 과정에서 ‘사진 증빙’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음식이 누락됐거나 상태가 불량하다는 민원이 접수되면, 고객이 제출한 사진을 토대로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은 소비자와 음식점 사이의 분쟁을 신속히 해결해야 하는 압박을 받는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악성 환불 고객’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일부 음식점 주인들은 “정상적으로 조리해 보냈는데도 사진 한 장으로 환불이 처리돼 매출 손실을 떠안았다”고 호소했다.
국내 주요 배달 플랫폼들은 악의적인 환불 요구를 막기 위한 내부 기준과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반복적인 환불 요청이나 특정 유형의 민원이 누적될 경우 추가 검증 절차를 거치거나, 일부 계정에 제한을 두는 방식이다.
그러나 영국의 경우처럼 국내에서도 AI 기술을 악용한 사기가 확산될 경우, 기존 시스템만으로는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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