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용 개조 버스서 차박… ‘가스 중독’ 남성 4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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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히터 일산화탄소 흡입 가능성

14일 오전 전남 고흥군 금산면 한 주차장에서 경찰이 캠핑용으로 개조된 버스에서 잠을 자던 5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와 관련해 감식을 벌이고 있다. 2020.12.14. 연합뉴스.
14일 오전 전남 고흥군 금산면 한 주차장에서 경찰이 캠핑용으로 개조된 버스에서 잠을 자던 5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와 관련해 감식을 벌이고 있다. 2020.12.14. 연합뉴스.
캠핑용으로 개조한 버스에서 이른바 ‘차박’(차에서 숙박)하던 50대 남성 4명이 가스를 흡입해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14일 전남 고흥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8시 43분쯤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가족들의 실종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A(54)씨 일행을 발견했다. 이날 오전 순찰 중 고흥군 금산면 한 주차장에서 차량을 봤던 경찰은 신고를 받은 즉시 20여분 만에 도착해 창문을 두드렸다.

A씨 등 2명은 정신을 차렸지만 나머지 2명이 의식을 차라지 못했다. 119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50대 남성 1명은 숨졌고, 1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A씨 등 2명은 한기나 고열 등의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았다. 친구 사이인 이들은 45인승 버스를 캠핑용으로 개조한 차를 타고 금산면 거금도로 여행을 와 차박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2일 오후 7시 도착한 이들은 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 A씨 등은 잠들기 전 버스 시동을 끈 뒤 경유를 사용하는 히터를 켜고 잠을 잤다고 진술했다. 이 버스는 기존의 내부 좌석을 걷어 내고, 세면과 숙박 등을 할 수 있도록 개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일산화탄소 흡입으로 인한 가스 중독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차량 감식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도 고흥군 남양면 한 휴게소에서 버스를 개조해 만든 캠핑카에서 자던 일가족이 가스를 마셔 1명이 중태에 빠지고 4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에도 45인승 버스를 개조한 캠핑카였다. 난방을 위해 전기 히터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를 들이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고흥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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