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은퇴 과학자 타운 ‘골든사이언스파크‘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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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운영 ‘사이언스빌리지’ 신세 우려

경북도가 대전에 이어 은퇴 과학자 타운을 조성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북도는 도청 신도시에 은퇴 과학자 타운인 ‘골든사이언스파크’ 조성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은퇴를 앞둔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인들을 유치, 추가 연구와 사업화 기회를 제공해 지역 발전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또 은퇴 과학자를 위한 마을과 휴양단지, 은퇴과학자 유치지원센터 등 커뮤니티 구축을 검토한다.

도는 6200억원 규모의 이러한 기본 구상을 마련해 대통령 선거 지역 공약사업으로 제안했으며 올해 타당성 검토 및 종합계획 수립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책기관 및 연구기관, 대학, 기업 전문가들과 추진 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기본구상에서는 향후 5년간 대학 및 정부출연연구소에서 1만명 이상의 연구 인력이 퇴직할 것으로 추산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과학기술인들이 지역에서 새로운 인생 2막을 시작해 지역산업과 국가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2019년 11월 대전 도심의 대덕연구단지에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은퇴 과학자 실버타운인 ‘사이언스빌리지’가 수년째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때문이다.

국비 160억원을 들여 건립한 사이언스빌리지는 지하 2층, 지상 10층, 연면적 2만 7553㎡의 건물에 1인실 100세대, 2인실 140세대 등 총 240세대로 구성돼 있다. 연구실을 겸한 도서관과 세미나실, 건강관리센터, 영화나 바둑, 골프 게임 등이 가능한 문화·여가 및 운동시설, 정원, 산책로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간호사와 물리치료사가 상주하면서 건강을 케어하고, 영양사와 조리사가 맞춤식 식사를 제공한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말 기준 입주율이 30%에도 못미치는 등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육지책으로 입주 자격을 과학자의 부모와 장인, 장모로까지 확대했지만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사업 본연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국회 과방위)실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사이언스빌리지의 운영 적자가 지난해 3월 27억원에서 9월엔 37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부실 운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사이언스빌리지 운영을 맡고 있는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지난해 국회에서 “맡고 싶지 않은 사업을 정부 요청으로 떠안았다”며 불편한 속내를 털어놨던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경북의 한 과학자는 “경북도의 골든사이언스파크 조성 사업이 자칫 사이언스빌리지 판박이가 될 우려가 있다”면서 “대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입지 여건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요청된다”고 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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