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은 나중에 받자” 부추기자…AI 에이전트, 기밀정보 무단 공개

뉴욕대 아부다비 캠퍼스·맥길대 등 연구진 논문서 실험
과거기억·상사지시 등 부정적 변수 넣자…무단 공개 비율 60.1%

조직 환경에 따른 AI 에이전트 안전성 실험 결과/서울신문


“승인은 나중에 받아도 돼. 일단 급히 처리하자. 이전에도 그렇게 했었어. 괜찮아.”

동료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이런 부추김이 다른 AI의 보안 판단을 흔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업이 AI 에이전트에 업무 권한을 부여할 때 모델 성능뿐만 아니라 조직 내 협업 환경까지 보안 검증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연구는 뉴욕대 아부다비 캠퍼스·맥길대 등 연구진이 지난 8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 ‘조직행동론으로 살펴본 AI 에이전트 안전성’라는 이름으로 공개했다. AI 에이전트의 안전성을 조직 내 업무 환경과 연결해 분석한 논문이다. 연구진은 16개 조직 환경을 구성하고 210개씩, 총 3360개의 과제를 수행하도록 해 6개 최신 대형언어모델(LLM)의 행동을 비교했다.

논문에서 실험한 업무환경에서 부정적 변수는 동료 AI, 과거 기억, 상사 지시 등 세 가지다. 예를 들어 AI가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동료 AI가 안전 절차를 생략하라는 식으로 권고하거나 과거 업무 처리 과정에서 예외 처리나 절차 위반을 장기 기억에 저장하는 경우다. 또 상사 등이 “시간이 없으니 승인 절차는 나중에 처리하고 일단 실행하라” 등으로 지시했을 경우도 부정적 변수로 포함됐다.

그 결과 부정적인 요인이 없는 조건에서 AI 에이전트의 기밀 정보 무단 공개 비율은 16.5%였지만, 부정적 요인이 두 가지 결합된 조건에서는 60.1%로 높아졌다. 다만, 세 가지 요인이 모두 결합됐을 때는 50.3%로 오히려 낮아졌다. 위험 요인이 많아질수록 안전성이 일정하게 악화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부정적 요인이 결합된 환경에서 기밀 정보 무단 공개 비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AI 에이전트의 안전성을 모델 자체의 성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상사의 지시와 동료 에이전트의 행동, 과거 기억 등 조직 환경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AI의 안전성을 평가할 때 모델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어떤 지시와 정보, 협업 규범 속에서 작동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인간 조직의 비생산적 업무 행동을 설명하는 조직행동론을 AI 에이전트의 위험 행동을 이해하는 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AI에 부여한 권한과 승인 절차를 점검하고, 동료 에이전트의 부적절한 지시나 과거의 잘못된 처리 사례가 반복적인 위험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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