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폭락에… 국민연금 3개월 만에 182조 사라졌다

변동성 큰 코스피, 반등 조건은

외국인 자금 복귀 필요
지난주 외인 11조 순매도 ‘폭탄’
2008년 금융위기 후 최대 낙폭

반도체 업황 신뢰 회복
中 거센 추격·AI 투자 둔화 우려
기업 실적보다 투자자 불안 문제
코스피 폭락에 국민연금 자산 182조 평가손실
지난 7월부터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국민연금도 약 182조 원의 주식 평가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2026.10.18. 뉴스1


국민연금이 국내 주요 상장사에 투자한 주식 평가액이 약 3개월 반 만에 182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감소액의 70% 이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두 종목은 지난주 외국인의 집중 매도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해 공시한 상장사 287곳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 6월 말 515조 9293억원에서 이달 15일 333조 5330억원으로 182조 3963억원(35.3%)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평가액 감소분은 각각 56조 8710억원, 74조 2261억원으로 전체의 71.8%를 차지했다.

대규모 평가액 감소로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자산 비중 재조정) 유예 결정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국민연금은 올해 초 국내 주식 매도를 늦추기로 한 데 이어 5월에는 목표 비중까지 높였다. 주가가 높을 때 차익을 확보할 기회를 놓치고, 급락한 지금은 저가 매수 여력마저 줄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치권 등에선 “노후자금 수익률 관리와 증시 안전판 역할 모두에 아쉬움을 남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2~16일) 코스피는 14.5% 급락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26만 2000원에서 21만 5500원으로 17.8% 떨어졌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넷째 주(20~24일·-19.3%) 이후 최대 주간 하락률이다. SK하이닉스도 168만 1000원에서 127만 2000원으로 24.3% 폭락했다. 2008년 11월 셋째 주(17~21일·-31.9%)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하락을 주도한 외국인은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 206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3조 4763억원, SK하이닉스 5조 3565억원 등 두 종목에 전체 순매도의 78.8%가 몰렸다.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 16일 45.98%로 2009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가 회복의 관건은 외국인 자금의 복귀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신뢰 회복이다. 올해 코스피가 연속 하락으로 10% 이상 급락한 뒤 이전 수준을 회복한 4차례 사례에서는 평균 14.25거래일이 걸렸다. 다만 회복 기간은 하락 배경에 따라 달랐다. 7월 말 17.2% 급락 때는 10거래일, 2월 말 이란 전쟁 충격으로 19.2% 하락했을 때는 34거래일이 필요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나빠진 게 아니라 투자자들의 불안감 때문에 주가가 일시적으로 크게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박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반도체 기업의 추격과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가 여전해 시장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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