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직업훈련·육아돌봄에 최대 24개월 급여”…국민활동급여 도입 제안

조중헌 기자
입력 2026 10 26 14:00
수정 2026 10 26 14:00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연합뉴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일자리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직업훈련이나 육아·돌봄 기간에 소득을 보장하는 ‘국민활동급여제도’를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대통령 직속 경제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는 26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AI 대전환 시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공개포럼을 개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홍경준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직업훈련이 필요하지만 소득보장이 부족해 생계 때문에 훈련을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노동시장 양극화 완화를 위해 직업역량 개발과 양육·돌봄 시기에 소득을 보장하는 ‘국민활동급여제도’ 도입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현재 비정규직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53.7%에 그친다. 직업훈련이 필요해도 당장 생계비를 마련해야 해 훈련에 참여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소득보장 체계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홍 교수는 “1단계에서는 재직자·이직자의 경력전환 훈련과 청년의 취업 진입훈련에 생애 최대 12개월간 중위소득의 60~70% 수준을 정액 지급하고, 2단계에서는 육아·돌봄까지 지원 사유를 확대해 최대 24개월간 지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소득보장 수준도 차등화한다. 조세로 마련한 정액급여를 기본적으로 지급하되, 별도 기여금을 납부한 사람에게는 직전 소득의 80%를 목표로 소득비례 보충급여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다만 홍 교수는 “18~64세 국민에게 활동계좌를 모두 부여하되, 요건을 충족하는 대상자들에게만 지원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면서 “2027년 제도 기반을 조성하고 2028~2029년 시범운영을 거쳐 2030년 전면 시행하는 일정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AI 성장에 따른 반도체 호황의 성과가 고용과 가계소득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 등 전자부품 업종의 부가가치가 급증해도 고용은 그만큼 늘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AI 활용도가 높은 직종에서는 기업들이 기존 인력을 유지하는 대신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청년들이 첫 일자리에서 경험과 숙련을 쌓을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미래대응기금 사용처에 사람을 키우는 몫을 먼저 배정해야 한다”면서 “또 중소기업의 ‘AI 전환’(AX)을 청년 채용과 중장년의 숙련 활용 기회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청년을 채용해 AI 관련 직무훈련을 제공하고, 같은 분야의 경력을 갖춘 중장년이 교육과 현장 지도를 맡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어 “특정 사업주와의 고용계약을 기준으로 가입 여부를 판단하는 대신 국세청 소득자료를 활용해 소득활동을 하는 사람을 폭넓게 보호하도록 고용보험을 보편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사회안전망 확대를 위한 정부의 폭넓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여유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I 확산으로 기업 간 생산성 격차가 커지고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하면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 선임연구위원은 “저소득·불안정 노동자의 사회보험료 지원을 확대하고 미래대응기금의 일정 몫을 사회안전망 확충에 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좀더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소득보장 재원 확보를 위해 기금의 일정 몫을 떼어 사회안전망 확대를 위한 전용 국부펀드를 만들고, 매년 추가 세수와 새로운 세원의 일정액을 여기에 투자해 규모를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이날 논의된 정책 제안을 바탕으로 AI 대전환 시대의 포용적 성장 방안을 구체화해 향후 대통령 자문과 정책 제언에 반영할 계획이다.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AI 대전환이 국민의 일과 소득, 삶을 어떻게 나아지게 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면서 “설비 투자와 사람 투자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AI 시대의 성과를 인적 역량 강화와 사회안전망 확충에 재투자하고 그 투자가 새로운 성장의 기반이 되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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