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책방의 봄날

이순녀 기자
입력 2026 10 26 21:04
수정 2026 10 27 00:26
경남 통영에 있는 ‘봄날의책방’은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명소다. 출판사 남해의봄날이 2014년 폐가를 고쳐 문을 연 동네 서점이다. 방 한 칸, 네 평 규모로 시작한 책방은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며 성장해 문화예술도시 통영을 상징하는 책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나도 ‘봄날의책방’ 소문을 들은 지는 꽤 됐다. 통영에 가면 꼭 들러야 할 장소 목록에 올린 지 벌써 수년째다. 하지만 통영을 찾을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아 방문을 미뤄 둘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차에 지난여름 통영을 덮친 폭우로 책방이 침수됐고, 수해 복구 기금을 마련하려고 ‘책꾸러미’를 예약 판매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한 번도 가 본 적 없지만, 물난리를 겪은 책방 사진을 보니 힘을 보태지 않을 수 없었다.
엊그제 책꾸러미가 도착했다. 출판사 대표의 감사 편지와 책 세 권, 수제 비누 등이 담겨 있었다. 대표는 “처음엔 망연자실했지만 선한 이웃들의 손길이 우리를 주저앉게 두지 않았다”고 적었다. ‘봄날의책방’의 새 출발이 전국 곳곳 작은 책방들의 봄날로도 이어졌으면 좋겠다.
이순녀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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