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줄이려 밥에 섞었는데”… 메밀·보리·렌틸콩 효과 보려면 조건 있다

메밀·보리·렌틸콩, 단순 혼합만으론 한계… 유효 성분·섭취량 등 임상 조건 따져야

메밀·보리·렌틸콩 잡곡의 모습. AI 생성이미지


혈관 건강을 챙기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기 위해 매일 먹는 흰쌀밥에 잡곡을 섞어 짓는 사람이 많다. 정제된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에서 벗어나 식이섬유와 다양한 영양 성분을 채우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여러 잡곡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메밀과 보리, 렌틸콩은 콜레스테롤 관리 연구에 자주 등장하는 대표적인 곡물이다. 다만 이들 식재료는 연구 결과와 유의미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섭취 조건에 차이가 있으므로, 건강 관리 목적에 맞춰 특성을 바르게 이해하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밀, 연구 결과 엇갈려…수치 개선 단정보다 균형 식단 접근메밀은 보통 국수로 즐겨 먹지만, 껍질을 벗겨 낸 메밀쌀을 활용하면 백미와 섞어 밥을 지을 수 있다. 메밀과 콜레스테롤의 관계를 다룬 사람 대상 연구에서는 분석 시점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

2018년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메밀 섭취 후 총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낮아진 것으로 보고되었다. 반면 2022년 ‘맞춤의학저널(Journal of Personalized Medicine)’에 실린 후속 분석에서는 총콜레스테롤과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모두에서 뚜렷한 감소가 확인되지 않았다. 메밀을 가공한 음식의 종류와 실제 섭취량이 연구마다 제각각이었던 점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메밀밥은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을 직접 기대하기보다는 다양한 곡식을 골고루 섭취하기 위한 식단 구성의 하나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보리를 섞어 밥을 짓는 모습. AI 생성이미지


보리 속 베타글루칸 LDL 낮추지만…임상 수준 섭취량 고려해야보리에는 물과 결합했을 때 걸쭉해지는 특성을 지닌 수용성 식이섬유 베타글루칸이 들어 있다. 이 베타글루칸은 소화 과정에서 지방을 분해하는 데 쓰인 담즙산이 장에서 재흡수되는 것을 줄이고 체외로 배출되도록 돕는다. 담즙산이 배출되면 간은 새로운 담즙산을 합성하기 위해 체내 콜레스테롤을 소모하게 된다.

2016년 ‘유럽임상영양학저널(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실린 임상시험 14건(총 615명) 종합 분석에 따르면, 보리 베타글루칸을 섭취한 집단은 대조 식단을 유지한 집단에 비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약 9.7mg/dL 낮아졌다. 다만 이 시험들의 섭취 기간 중간값은 4주였으며, 하루 베타글루칸 섭취량 중간값은 6.5g이었다. 이는 보리 알곡 전체의 무게가 아닌 유효 성분 자체의 양을 측정한 수치이므로, 일상에서 밥을 지을 때 보리를 한 줌 섞어 먹는 상황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렌틸콩과 렌틸콩밥 한 그릇. AI 생성이미지


렌틸콩, 연구 기준은 하루 130g…쌀 일부와 대체해 섭취해야렌틸콩은 콩류 중에서도 낟알 크기가 작아 쌀과 함께 섞어 취사하기에 알맞다. 2014년 ‘캐나다의학협회지(CMAJ)’에 발표된 무작위 대조시험 26건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렌틸콩을 포함한 비유지성 콩류를 섭취한 집단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대조 식단에 비해 평균 약 6.6mg/dL(0.17mmol/L)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석에 포함된 시험들에서 콩류의 섭취량 중간값은 익힌 상태 기준으로 하루 130g이었고, 섭취 기간 중간값은 6주였다. 이 역시 밥에 렌틸콩을 한 줌만 섞는 조리 방식만을 따로 떼어 내어 검증한 결과는 아니다.

메밀, 보리, 렌틸콩을 식사에 활용할 때는 세 가지 재료를 한꺼번에 섞기보다 한 가지를 먼저 선택해 평소 먹던 쌀의 일부와 바꿔 넣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밥물 조절이나 불리는 시간은 각 곡물 포장지에 적힌 조리법 기준에 맞추는 것이 좋다. 밥의 전체 분량은 평소 먹던 양만큼만 덜어 내고, 식감과 맛이 입에 맞아 꾸준히 먹을 수 있는지 확인하며 식단에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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