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문화유산의 몸값

길섶에서


얼마 전 불국사에 다녀온 친구가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져 놀랐다고 했다. 최근 부산행 KTX에서 객차 곳곳의 외국인들을 보며 달라진 풍경을 실감했다.

친구가 의아해한 것은 불국사 입장료가 무료라는 사실이다. 외국어 문화관광해설도 돈을 받지 않는다. 경복궁 입장료는 3000원, 덕수궁은 1000원이다. 반면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은 유럽경제지역 밖 관광객에게 32유로, 영국 런던탑은 38파운드를 받는다. 우리 돈으로 수만원이다.

국립중앙박물관도 무료로 운영해 왔지만 최근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다. 외국인 차등 요금제도 거론된다. 누구나 부담 없이 문화유산을 즐기는 것은 장점이다. 영국박물관도 상설 전시는 무료라고 한다.

오랜 세월 지켜온 문화유산을 제대로 보존하고 질 높은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비용이 든다.

외국인에게 바가지를 씌우자는 말이 아니다. 합리적인 관람료를 받고 그 수입을 보존과 서비스 개선에 쓰자는 것이다. 세계인이 찾아오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우리 스스로 낮게 매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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