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쓰레기장 시신, 중국인이었다… 불법체류 들킬까봐 아내 도주했을 가능성

이정수 기자
입력 2026 10 29 17:30
수정 2026 10 29 18:23
서울 구로구 주택가 골목에 미라화 된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B씨가 29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2026.10.29 뉴시스
서울 구로구 한 주택가 쓰레기 더미에서 ‘미라화’ 상태로 발견된 시신의 신원이 중국 국적 불법체류자로 파악됐다.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구로경찰서는 지난 27일 오전 구로구 구로동 주택가에서 발견된 시신을 중국인 남성으로 특정했다.
숨진 남성은 이번 사건에서 시신 유기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80대 A씨 소유 다세대주택에서 아내와 함께 거주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아내는 남편이 숨진 사실을 신고하면 불법체류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도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A씨는 세입자의 시신을 발견한 후 평소 자신을 따르는 60대 B씨에게 쓰레기장에 내다 버리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지난 22일 비닐과 신문에 싸인 채 쓰레기장에 버려진 시신은 닷새간 방치되다 27일 오전 11시쯤 구청 소속 환경미화원에게 발견됐다.
환경미화원은 구청에 이를 보고했고, 구청 직원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미라화가 진행된 상태로, 고령 남성으로 추정됐다.
경찰 조사에서 두 사람은 시신을 유기한 사실 자체는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B씨는 “시신을 버리는 과정에서 시신일 수 있다고 의심했지만, A씨의 지시에 따라 버렸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반면 A씨는 “인형처럼 보이는 물건이 있어 버리라고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변사자의 신원을 확인했지만,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전날 시신을 부검한 뒤 부패가 진행돼 사망 원인과 사망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구두 소견을 냈다. 최종 부검 감정 결과는 추후 나올 예정이다.
서울남부지법 김지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시체유기교사 혐의를 받는 A씨와 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이날 법원에 출석한 A씨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B씨는 ‘시신인 것을 알고 유기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인형인 줄 알았다”고 답했다. 시체유기 혐의를 인정하는지 묻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남성의 생전 행적과 사망 경위, 아내의 행방 등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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