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젠·비소… 전자담배도 발암물질 범벅

이현정 기자
입력 2026 10 29 23:19
수정 2026 10 30 01:54
궐련형 모든 제품 유해 성분 나와
‘1군 발암물질’ 포름알데히드 검출
멘톨·과일향 등 첨가물 금지 검토
국내에서 판매되는 담배 465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전자담배를 포함한 모든 제품군에서 1군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정부가 담배 제품명과 유해 성분별 검출량을 함께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104개 전 제품에서 비인두암과 골수성 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는 포름알데히드가, 액상형 전자담배 일부에서는 피부암·폐암·방광암을 일으킬 수 있는 비소가 검출됐다. 1군 발암물질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분류한 것으로 인간에게 암을 일으킨다는 인과관계가 확실하게 증명된 물질을 뜻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국내 제조·수입 담배 465개 제품의 유해 성분 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일반 담배(궐련)에서는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된 성분이 여럿 확인됐다. 포름알데히드와 벤젠, 카드뮴은 256개 모든 제품에서 검출됐다. 카드뮴은 신장 손상과 뼈 질환,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 NNN·NNK와 벤조피렌도 각각 255개 제품에서 나왔다. NNN은 식도암, NNK는 폐암과 관련된 대표적인 담배 발암물질이다.
타르 표시량이 적다고 다른 유해 성분까지 적은 것은 아니었다. KT&G의 ‘에쎄 체인지 1㎎’과 ‘에쎄 체인지 4㎎’은 표시된 타르량이 4배 차이지만, 실제 검사에서는 개비당 각각 21.3㎎과 22.3㎎으로 1㎎ 차이에 그쳤다. 1,3-부타디엔·이소프렌·벤젠·벤조피렌은 오히려 1㎎ 제품에서 더 많이 검출됐다. 특히 백혈병을 일으킬 수 있는 1,3-부타디엔은 1㎎ 제품이 개비당 96.5㎍으로 4㎎ 제품(85.0㎍)보다 13.5% 많았다.
담뱃잎을 태우지 않고 가열하는 궐련형 전자담배도 예외가 아니었다. 104개 전 제품의 배출물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개비당 5.4~12.1㎍ 검출됐고, NNN은 87개, NNK는 88개 제품에서, 벤조피렌은 1개 제품에서 확인됐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105개 제품 중 99개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 NNN과 비소는 각각 2개, NNK는 1개 제품에서 나왔다. 독성이 강한 비소에 장기간 노출되면 피부암·폐암·방광암이 생길 수 있고 피부 색소 침착이나 각화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정부는 검사 대상을 무연담배·시가·물담배로 넓히고 신제품은 판매 개시 후 1개월 안에 검사를 의뢰하도록 할 계획이다. 담배회사에는 첨가물 등 성분의 사용 목적까지 제출하게 하고 멘톨향·과일향 등 흡연을 유도하는 특정 첨가물 사용 금지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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