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더?” 안은진에 뽀뽀 강요 ‘런닝맨’에 ‘문제없음’ 결론…쟁점은 “자발적”[이슈픽]

방송심의회, ‘문제없음’ 의결
“성적인 신체 접촉으로 보기 어렵다”

배우 안은진에게 뽀뽀를 요구하는 장면으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던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방송심의에서 ‘문제없음’ 판단을 받았다. SBS ‘런닝맨’ 캡처


배우 안은진에게 뽀뽀를 요구하는 장면으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던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방송심의에서 ‘문제없음’ 판단을 받았다.

29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가 공개한 제26차 방송심의소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방송소위는 지난 13일 ‘런닝맨’의 이른바 ‘뽀뽀 게임’을 심의한 뒤 ‘문제없음’을 의결했다.

논란이 된 장면은 지난해 11월 23일 방송분에서 나왔다. 당시 SBS 드라마 ‘키스는 괜히 해서!’의 주연 배우 안은진과 김무준이 게스트로 출연했고, 출연자들은 드라마 제목을 활용한 ‘뽀뽀는 괜히 해서’ 게임을 진행했다.

게임은 눈을 가린 출연자가 자신에게 뽀뽀한 상대가 누구인지 맞히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날 뽀뽀를 받는 역할은 양세찬이 맡았고, 안은진이 뽀뽀를 하는 사람으로 선정됐다.

안은진은 게임을 앞두고 “진짜 해야 한다는 말은 없지 않았냐”며 난처한 기색을 보였지만, 결국 양세찬에게 입을 맞췄다. 이후 양세찬이 상대를 추리하는 과정에서 출연자들이 차례로 다시 뽀뽀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안은진이 양세찬의 손목 부위에 뽀뽀하자 하하는 “한 번 더 받아 봐야겠지?”라고 농담을 던졌다. 양세찬도 얼굴을 내미는 시늉을 하며 추가로 뽀뽀해 달라는 장난을 쳤다. 안은진은 손사래를 치며 난처한 반응을 보였고, 출연자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배우 안은진에게 뽀뽀를 요구하는 장면으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던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방송심의에서 ‘문제없음’ 판단을 받았다. SBS ‘런닝맨’ 캡처


하지만 방송 이후 온라인에서는 해당 장면을 두고 비판이 잇따랐다. 누리꾼들은 여성 출연자가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는데도 신체 접촉을 웃음 소재로 삼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시간대에 방송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출연자에게 뽀뽀를 강요하는 듯한 장면이 전파를 탔다는 취지의 민원이 접수되면서 방송심의 대상에 올랐다.

“게임에 자발적으로 참여”…심의위원 5명 중 4명 ‘문제없음’심의 과정에서는 출연자들이 게임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는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 신체 접촉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김민정 방송심의소위원장은 출연자들이 게임의 내용과 방식을 알고 자발적으로 참여했으며 상대의 의사에 반해 신체 접촉을 강요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소위원장은 “이것을 성적인 언행이나 성적인 신체 접촉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면서 “다소 불편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이라고 해서 그것이 곧 심의규정이 금지하고 있는 표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김우석·김일곤·조승호 위원 역시 같은 판단을 내렸다.

배우 안은진에게 뽀뽀를 요구하는 장면으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던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방송심의에서 ‘문제없음’ 판단을 받았다. SBS ‘런닝맨’ 캡처


반면 홍미애 위원은 유일하게 다른 의견을 냈다. 홍 위원은 “성희롱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 방송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여성 출연자가 당황하거나 주저하는 반응을 보였는데도 이를 예능의 웃음 요소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출연자가 거부 의사를 표현했을 때 이를 존중한 장면도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법정 제재보다는 행정지도인 ‘의견 제시’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송소위는 최종적으로 위원 5명 중 4명의 다수 의견에 따라 해당 방송에 ‘문제없음’을 의결했다.

방송심의 규정은 성폭력·성희롱 등을 정당화할 우려가 있는 내용이나 이를 지나치게 자세하게 묘사하는 내용 등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개별 장면의 구체적인 내용과 표현 방식, 출연자들의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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