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조용히 망가뜨리는 이상지질혈증과 심·뇌혈관 질환 합병증 관리 [닥터 Q&A]

박재형 고대안암병원 교수

스타틴 복용 환자 10% 근육통 느껴
‘CK’ 혈액 검사로 근육 손상 확인
LDL 수치 55㎎/dL 아래로 낮춰야
환자 임의로 약 끊으면 절대 안돼
박재형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이상지질혈증은 별다른 통증이 없지만 혈관을 조용히 망가뜨린다. 나쁜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여 덩어리를 만들고, 그것이 터지면 심근경색과 뇌졸중으로 이어진다. 심·뇌혈관 질환을 겪은 환자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55mg/dL 미만까지 낮춰야 한다. 박재형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로부터 혈관이 막히는 과정과 목표 수치, 부작용을 줄이며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들었다.

Q1.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혈관 내부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가 오랫동안 높으면 입자가 혈관 안쪽 벽으로 파고들어 변질된다. 면역 세포가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멸해 기름 덩어리가 쌓이고, 혈관이 좁고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진행된다. 이렇게 형성된 덩어리를 ‘동맥경화반’이라 부른다. 더 큰 문제는 취약해진 동맥경화반이 갑자기 터질 때다. 파열된 부위를 지혈하기 위해 혈소판과 항응고 인자가 작동하면서 몇 초 만에 피가 굳어 혈관을 완전히 막아버린다. 몸을 보호하기 위한 지혈 작용이 도리어 혈관을 막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뇌경색과 말초동맥질환 역시 이러한 동맥경화가 기본 바탕이 되어 나타난다.

Q2.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어느 정도 수치까지 낮춰야 하는가?

학계에서는 ‘낮을수록 좋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진료지침에 따르면 이미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을 겪었거나 스텐트 시술을 받은 ‘초고위험군’은 LDL 수치를 55mg/dL 미만으로 관리해야 한다. 뇌졸중이나 경동맥·말초동맥 질환, 10년 이상 된 당뇨병이 있는 ‘고위험군’은 70mg/dL 미만이 목표다. 위험인자가 적다면 130mg/dL 또는 160mg/dL 미만으로 조절한다. 수치가 좋아졌다고 약을 중단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55mg/dL 미만을 꾸준히 유지해야 동맥경화반이 안정화되고 크기도 줄어들 수 있다.

Q3. 약 복용 후 근육 통증이 느껴지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스타틴 복용 환자의 약 10%가 근육통이나 피로감을 느낀다. 약물 대사 기능이 떨어진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더 흔하다. 실제 근육 손상 여부는 CK 혈액 검사로 확인하며, 통증과 함께 CK 수치가 정상 상한선의 10배 이상 오르면 치료 방침을 조정해야 한다. 통증이 있다고 임의로 약을 끊어서는 안 된다. 용량을 줄이거나 다른 약제로 변경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스타틴 관련 근육통은 약을 중단하면 호전되므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Q4. 근육통 우려 없이 목표 수치에 도달하는 방법이 있는가?

스타틴 용량을 두 배 올려도 LDL은 6%만 추가로 떨어지는 반면, 근육 이상반응 위험은 66%나 증가한다. 이에 최근에는 중간 용량 스타틴에 콜레스테롤 흡수를 막는 ‘에제티미브’를 더하는 병용요법을 주로 사용한다. 스타틴 용량을 올리지 않고도 LDL 수치를 18% 추가로 낮출 수 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병용요법은 고용량 스타틴 단독 요법 대비 근육 부작용 위험을 88% 낮추면서도 동일한 목표 달성률을 보였다. 스타틴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주사제인 ‘PCSK9 억제제’ 등 대안 치료제도 마련되어 있다.

Q5.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도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하는가?

그렇다. 시술은 좁아진 부위를 넓힌 응급처치일 뿐, 혈관 전체의 콜레스테롤을 없앤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약을 끊으면 남아 있는 동맥경화반이 다시 커져 재발 위험이 올라간다. 수치가 55mg/dL 미만으로 유지된다면 약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부작용이 걱정되면 임의 중단 대신 전문의와 상의해 약제를 변경해야 한다.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콜레스테롤 조절과 함께 혈당·혈압 관리, 금연, 운동 등 생활 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독감, 대상포진, 폐렴구균 예방접종도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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