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실책 팀이 포스트시즌서 무더기 실책이라니...실책의 역설

승부는 5차전에서
30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패배한 삼성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6.10.30 전남광주 연합뉴스


실책의 역설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수비의 짜임새가 아주 좋은 팀이다. 포지션 별로 살펴봐도 빠지는 구석이 없다. 선수들 간의 수비 호흡도 좋고 주전은 물론 백업요원들의 기량도 출중하다. 올시즌에도 실책 85개로 SSG 랜더스와 함께 가장 적은 실책을 기록했다. 그런데 정작 가장 중요한 가을잔치 무대에서는 실책이 쏟아지고 있다.

보통 포스트시즌에선 수비에서 실수가 나오면 치명적이다. 모두가 극도로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실책이 나오면 팀 분위기가 싸늘해진다. 시리즈 전체의 흐름이 실수 한 번으로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불행중 다행으로 삼성은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모두 4개의 실책을 저질렀지만 실점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1차전 1회초부터 실책이 나왔다. 2사 2루서 해럴드 카스트로의 우전 적시타를 처리하는 과정에 우익수 김성윤의 홈 송구가 어이없이 뒤쪽으로 빠지는 바람에 카스트로가 3루까지 진루했다. 나성범이 좌익선상 2루타를 터뜨려 카스트로를 불러들였는데 실책이 없이도 득점에 성공했을 상황이라 자책점으로 기록됐다. 실책이 실점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3차전에는 3회초 김도영이 3-2로 달아나는 역전 솔로홈런을 터뜨린 직후 삼성 1루수 르윈 디아즈가 해럴드 카스트로의 땅볼 타구를 더듬었지만 나성범이 삼진으로 돌아섰고 김선빈의 타구는 3루수 전병우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 추가 득점은 물거품이 됐다.

김도영 ‘상대 실책 틈타 2루까지’
29일 전남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7회말 2사 상황 KIA 김도영이 유격수의 1루수 송구 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하고 있다. 2026.10.29 전남광주 뉴스1


7회에도 2사 후 김도영이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는데 삼성 유격수 이재현의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2루까지 내달렸다. 삼성 불펜 에이스 이승민이 원태인에게 마운드를 넘겨받은 직후라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지만 카스트로가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돼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재현은 2차전에서도 7회 실책을 저질러 2사 1, 3루 위기에 몰렸지만 다음 순간 마운드에 오른 이승민이 박재현을 삼진으로 잡아낸 덕분에 역적이 될 뻔했던 상황을 가까스로 모면했다.

상대 실책에 1루 밟는 박재현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박재현이 5회말 2사에 삼성 디아즈의 실책에 1루로 출루하고 있다. 2026.10.30 전남광주 연합뉴스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가던 4차전에서는 3개의 무더기 실책이 나왔다. 1-1로 팽팽하게 맞선 5회말 2사후 박재현의 1루 방면 땅볼 타구를 디아즈가 잡다 놓쳤다. 김도영의 좌전안타가 이어졌고 박재현이 3루로 내달렸다. 송구가 3루로 향하는 사이 김도영은 2루까지 도착했다. 선발 투수 크리스 페덱이 카스트로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덕분에 이번에도 실점은 면했다. 6회말 1사 1루서도 1, 2루 사이로 흐른 한준수의 안타를 막던 2루수 류지혁의 송구 실책으로 한 베이스 씩을 더 내줘 1사 2, 3루로 내몰렸다. 결국 호투하던 페덱이 강판 당했다. 마운드를 넘겨받은 이승민이 또다시 살얼음판 위기를 막아냈다.

KIA가 돌아왔다… 삼성 실책 멱살 잡고 짜릿 역전승
30일 오후 전남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2대 4로 승리를 거둔 KIA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6.10.30 전남광주 연합뉴스


그러나 세 번째 위기는 막을 수 없었다. 7회말 1사 후 김도영의 타구를 3루수 김영웅이 뒤로 빠뜨렸다. 타구가 워낙 빨랐지만 김영웅의 정면이었다. 발빠른 김도영이 2루를 점령했고 침묵했던 카스트로의 방망이가 터지면서 2-2 동점. 실책이 부른 나비효과는 2사후 김선빈과 한준수, 하주석의 연속안타로 휘몰아쳤다. 결국은 2-4 패배라는 참사를 불렀다.

기분 좋게 한국시리즈로 가던 길을 열어놨다가 실책으로 인해 다시 원점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선수들을 탓하지 않았다. 그는 “실책으로 인해 실점하고 역전당했지만 준비는 잘했다. 다음 게임이 있으니 모두 잊고 다시 집중할 것이라고 믿는다. 기본기를 잘 갖춘 선수들이다. 작은 것 하나에 승패가 좌우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을 것이다. 김도영 타석때 배찬승을 내리고 미야모리 사토시를 올려 실점했으니 결국은 내 실수”라고 자책했다.

KIA는 정규시즌 실책 98개로 6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개 등 포스트시즌 7경기를 치르는 동안 실책은 2개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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