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공동명의 할 거야, 안 할 거야?”…아이 잡는 민속촌 귀신에 남편들 ‘진땀’ ‘침묵’

김민지 기자
입력 2026 10 29 10:55
수정 2026 10 29 10:55
최근 한국민속촌에서는 귀신 분장을 한 캐릭터들이 아이들을 겁주며 편식이나 떼쓰기 등을 하지 않겠다 등의 약속을 받아내는 이른바 ‘귀신 참교육’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귀신으로 분장한 배우들은 아이들은 물론 부모에게도 즉흥 상황극을 펼치며 이색적인 훈육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7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는 한국민속촌에서 어둑시니와 처녀귀신 캐릭터로 활동하는 배우 구교현씨와 강윤정씨, 콘텐츠기획팀 황민아 대리가 출연해 관람객들과 있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구씨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체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람객에 맞춰 즉석에서 상황극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구씨는 “어른 분들도 좀 즐기게 해 드려야 된다”며 남성 관람객에게 “집 공동명의 했어요, 안 했어요?”라고 묻는다고 설명했다.
관람객이 선뜻 대답하지 못하면 “할 거야, 안 할 거야”라고 재차 질문하고 공동명의를 하겠다고 답하면 언제까지 할 것인지도 물어 약속을 받아낸다.
장인과 장모를 위한 경제적 지원도 질문 소재로 활용한다. 구씨는 “장인, 장모님 힘드실 때 풀대출로 1억원을 당겨줄 수 있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관람객이 해주겠다고 답한다고 전했다.
처녀귀신으로 활동하는 강씨에게도 성인 관람객들의 요청이 이어진다고 한다. 강씨는 “요즘 어른 분들도 상담을 받으러 많이 온다”며 아내가 남편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면 남편에게 아내의 말을 잘 듣겠다는 다짐을 받는다고 밝혔다.
최근 소셜미디어(SNS)에는 경기 용인시 한국민속촌을 찾은 아이들이 귀신 캐릭터와 마주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민속촌 구미호 귀신 4살 참교육’, ‘TV 보며 밥 먹는 아이 민속촌 방문 후기’ 등 제목도 다양하다.
영상에서 부모는 아이가 평소 말을 잘 듣지 않는 점 등을 귀신에게 이야기한다. 귀신은 아이에게 “말을 잘 듣지 않으면 잡아가겠다”고 겁을 주거나, 앞으로 부모의 말을 잘 들을 것인지 묻는다. 때로는 아이의 손을 붙잡거나 품에 안아 들기도 한다. 귀신 배우들은 ‘어둠의 오은영’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다만 귀신을 활용한 훈육 방식에 대한 우려도 있다. 어린아이에게 지나친 두려움을 줄 수 있고, 공포를 통해 행동을 바꾸도록 하는 과정에서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씨는 아이가 심하게 무서워할 경우 상황극의 강도를 조절한다고 밝혔다. 그는 “극도로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는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즉시 톤을 낮추어서 재미있는 도깨비나 아니면 익살스러운 재주꾼으로 이 마음을 풀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민속촌은 오는 11월 15일까지 가을축제 ‘귀신사바 귀신놀이’를 진행한다. ‘귀신읍 속촌리의 초대’를 콘셉트로 처녀귀신과 구미호 등 전통 귀신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들이 민속촌 곳곳을 돌아다니며 관람객과 즉석에서 상황극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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