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 지금 과소비야”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돈보다 손님’ 결국 문 닫았다 [이슈픽]

재치 있는 입담으로 SNS서 화제
방문객 급증에 안전 문제·주변 상인 피해 우려

재치 있는 입담으로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를 모은 이른바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가 몰려드는 방문객으로 인해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인스타그램(@nam_dadaguri) 캡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를 모은 이른바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가 몰려드는 방문객으로 인해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갑작스러운 유명세로 가게 앞에 인파가 몰리면서 안전 문제와 주변 상인들의 불편까지 우려한 데 따른 것이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따르면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스카프를 판매하는 상인 A씨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임시 휴무 소식을 알렸다.

A씨는 “안전을 위해 재정비도 하고 몸도 추스르고 오겠다”고 밝혔다.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영업종료’라는 문구와 함께 일요일까지 쉰다는 안내문이 담겼다. 당초 1일까지 휴무할 예정이었지만 2일에도 영업을 재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가도 집에 가면 안 써”…구매 말리는 입담에 SNS 스타로A씨는 남대문시장에서 스카프와 손수건 등을 판매하는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스카프 6장을 1만원에 판매하면서도 손님들에게 오히려 구매를 말리는 독특한 응대 방식으로 입소문을 탔다.

온라인에 퍼진 영상에서 A씨는 손님을 향해 “너네 지금 과소비야. 사가도 집에 가면 안 써”, “누구 줄 생각만 해. 언니들한텐 어울리지도 않아” 등 물건을 고르는 손님에게 거침없는 농담을 건넸다. 손님들은 그의 발언에 웃음을 터뜨렸다. 유쾌한 입담이 화제를 모으며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유명세가 커지면서 실제 가게를 찾는 방문객도 급격히 늘었다. 평일에도 가게 앞에 줄이 이어지고, A씨의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촬영하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렸다.

재치 있는 입담으로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를 모은 이른바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가 몰려드는 방문객으로 인해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인스타그램(@nam_dadaguri) 캡처


“돈 벌고 싶지만 이건 아니다”…방문 자제 호소A씨는 지난달 28일 인스타그램 계정 ‘남대문 다다구리’를 개설하고 방문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 며칠간 갑작스럽게 보내 주신 과분한 관심에 감사한 마음과 얼떨떨한 마음이 교차했다”며 “생계를 위해 시작한 장사지만 가게에서 손님들과 티키타카를 나누며 웃는 맛에 큰 힘을 얻고 즐겁게 일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너무 많은 분들이 한꺼번에 찾아오다 보니 오신 분들과 제대로 인사하고 소통하기도 어렵고, 주변 상인분들께도 본의 아니게 불편을 드리게 됐다”고 토로했다. 멀리서 찾아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방문객들을 보며 마음이 무거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후 공개된 영상에서는 몰려든 사람들을 향해 “저도 돈 벌고 싶지만 이건 아니다”라며 “물건은 많지만 안 팔 것”이라고 말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어 “사진 찍고 추억만 남기고 가시라”며 “이 정도는 감당이 안 된다. 통제가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인력을 보강해 다시 문을 열겠다는 취지의 설명도 내놨다.

A씨는 방문객들에게 “너무 급하게 일부러 찾아오기보다는 언제든 시장 구경을 오실 때 편안한 마음으로 들러 달라”고 당부했다.

“일반인 편하게 놔두세요”…응원 이어져임시 휴업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사장님의 건강과 안전을 걱정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안전과 건강이 먼저다. 푹 쉬고 돌아오시라”, “현명한 판단이다”, “천천히 찾아가겠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일부는 “일반인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계속 촬영하면 부담스러울 것”, “사장님을 편하게 놔두라”며 지나친 촬영과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남대문 시장 전경.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한편 남대문시장은 최근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이색적인 쇼핑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달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남대문시장의 외국인 관광객 카드 소비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통시장 전체 증가율인 50.1%를 웃도는 수치다.

한 상인의 재치 있는 입담이 전통시장에 새로운 방문객을 불러모으는 계기가 됐지만, 생업의 공간인 만큼 방문객 역시 관심과 응원에 앞서 현장의 안전과 다른 상인들의 영업 환경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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