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내놔” 저항하자 총 쐈다…필리핀서 한국인 관광객 강도 피해

오토바이 기사로 위장한 3인조…저항하자 총격
총성 듣고 출동한 경찰, 용의자 1명 체포…2명 도주

필리핀 마닐라 길거리에서 경찰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2026.11.02.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필리핀 마닐라 인근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오토바이를 탄 강도 일당에게 총기 위협을 당하고 금품을 빼앗기는 사건이 발생했다.

2일(현지시간) 마닐라불레틴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밤 9시 15분쯤 필리핀 마닐라 수도권 파라냐케시 탐보 지역 대로에서 오토바이에 탄 강도 3명이 46세 한국인 관광객의 가방을 강탈했다.

경찰에 따르면 오토바이 택시·배달 플랫폼 기사로 위장한 이들은 음식을 사러 걸어가던 피해자를 뒤따라가 가방을 빼앗으려 했으며, 피해자가 저항해 몸싸움이 벌어지자 일당 중 1명이 총기를 발사했다. 피해자는 총에 맞지는 않았지만 몸싸움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현금 약 1만 2000필리핀페소(약 25만 3000원)와 여권 등이 든 가방을 빼앗기고 머리와 무릎에 찰과상을 입어 근처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순찰 중이던 현지 경찰관들이 총성을 듣고 즉각 대응에 나서 30세 용의자 1명을 검거했으며, 나머지 2명은 달아났다.

경찰은 체포된 용의자가 범행 당시 입은 호출 서비스 오토바이 기사 유니폼과 9㎜ 권총 한 자루, 실탄 6발, 가짜로 추정되는 오토바이 번호판 등을 압수했다.

용의자는 이번 사건 외에 차량 절도 사건 3건에 연루돼 있으며, 성폭행 혐의로도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이들이 기사로 가장하기 위해 유니폼을 온라인에서 구입한 것으로 보고 나머지 용의자 2명을 추적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한국인 관광객 총격 사망…필리핀 여행 안전 주의아시아에서 민간인이 가장 많은 총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필리핀에서는 한국인 관광객이나 한인 교민 등을 노린 강도 살인 등 강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필리핀의 유명 관광지인 앙헬레스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강도의 총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당시에도 오토바이를 탄 2인조 강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마리키나시에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상대로 검문 중인 필리핀 경찰. 2021.8.6. 뉴스1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최근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강도 사건 등 범죄 동향과 관련해 안전 공지를 내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대사관은 인적이 드문 지역이나 늦은 밤 혼자 이동하는 것을 피하고, 총기 등 흉기를 소지한 강도를 만났을 경우에는 금품을 지키려 저항하기보다 신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또한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대 유흥가 방문을 자제하고, 인적이 드문 시간대 또는 지역을 이동할 때는 차량 호출 서비스 등을 이용하라고 권고했다.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필리핀 통합 긴급전화 911이나 24시간 운영되는 영사콜센터를 통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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