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 류현진, 알렉세이 라미레즈…WBC서 빛난 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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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한국 야구대표팀의 노경은이 14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준준결승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마이애미 연합뉴스
WBC 한국 야구대표팀의 노경은이 14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준준결승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마이애미 연합뉴스


단순한 승부를 넘어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라’는 하나의 메시지로 느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 대표팀 소속 노경은(42) 선수를 보며 16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남긴 말이다. 이 대통령은 노경은에 대해 “4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단련해 온 베테랑”이라며 “시속 150㎞는 기본이고 160㎞도 넘는 빠른 공이 지배하는 시대 속에서도 그는 경험과 절제, 그리고 오랜 시간 쌓아온 감각으로 자신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고 칭찬했다.

대통령까지 칭찬한 노경은이지만, 많은 나이 탓에 선발진 발표 직후 “왜 뽑았냐”는 비난이 나왔다. 그러나 1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노경은은 호주전 선발 손주영이 1회만 던지고 팔꿈치 이상으로 갑작스럽게 강판됐을 때 몸을 풀 시간도 없이 긴급 등판해 2회와 3회 침착하게 호주 타선을 막아냈다. 특히 3회에서 2024년 미국메이저리그(MLB) 전체 1순위로 지명된 강타자 트래비스 바자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당시 한국의 8강 진출 확률은 5% 미만이었지만, 노경은의 투구가 반전의 출발점이 됐다.

실력 뿐아니라 태도 역시 노장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류지현 한국 대표팀 감독은 귀국 후 인터뷰에서 “굳이 MVP를 꼽자면 노경은”이라며 “최고참으로 궂은일도 많이 하면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 감독으로서도 굉장히 울림을 받은 선수”라고 평했다.

프로 데뷔 후 20년간 달았던 태극마크를 반납한 한국팀의 ‘에이스’ 류현진(39) 역시 빛났다. 8강 진출이 걸린 대만전 선발 마운드에 올라 3이닝을 던지며 대만 타선을 1점으로 막아냈다. 지난 14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1회 타티스 주니어, 후안 소토 등 메이저리그 올스타급 타선을 상대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다만 2회 들어 도미니카의 강력한 타선을 막지 못하고 실점하며 다소 아쉽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은 귀국 후 인터뷰에서 “마지막까지 국가대표로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무한한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류 감독 역시 “류현진이 마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노련한 경기 운영과 제구가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됐다”고 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WBC에 출전한 다른 나라의 노장들도 눈에 띄었다. 류현진과 함께 LA 다저스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국의 클레이튼 커쇼(38)는 류현진과 같은 날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미국은 4강에 올랐지만, 그는 끝내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대회를 마감해 아쉬움을 남겼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카를로스 산타나(40)는 초호화 멤버를 자랑하는 대표팀에서 1루수를 맡으며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WBC 보험사는 부상 위험을 이유로 37세 이상 선수에 대한 보장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소속팀 애리조나가 보험사를 대신해 산타나의 부상 리스크를 직접 떠안기로 하면서 이번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 산타나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일화다.

이번 WBC 출전 선수 가운데 최고령은 쿠바의 알렉세이 라미레즈(45)다. 노경은보다 3살이 더 많은 그는 2006년 WBC 대회에 처음 출전한 바 있다. 라미레즈는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야구를 정말 좋아한다. 포기할 수 없다”면서 야구의 즐거움을 밝히기도 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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