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방구석 마녀사냥

박상숙 기자
입력 2026 08 14 00:41
수정 2026 08 14 02:53
한 여배우를 둘러싼 ‘친일파 논란’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볍게 꺼낸 집안 이야기가 증조부의 친일 이력과 얽히면서 디지털 공간은 순식간에 시끌벅적해졌다.
누군가의 집안사를 낱낱이 ‘파묘’하는 광경은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을 정도다.
뼈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바로잡아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이견이 없다. 누구나 역사 앞에서 꼿꼿하고 싶은 마음은 매한가지일 터다. 하지만 만만한 타깃 하나를 붙잡아두고 쏟아내는 질책이 과연 건강한 성찰의 결과물인지 차분히 돌아볼 일이다.
후손에게 책임을 묻는 시선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이들이 있더라도 한 개인의 일상과 가족사를 무리하게 엮어 들추는 방식은 지나치다. 정도를 지키지 않는 비판은 본래의 뜻마저 흐리기 십상이다.
아예 활동을 끊어놓겠다는 심산으로 도 넘는 비난도 보인다. 역사적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선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그 열기의 결이 지나치게 사나워진 것은 아쉽다.
박상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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