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금 받으려고”…전장 부상 자랑하던 군 장교, 알고보니 ‘셀프 총격’ 러시아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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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영웅으로 불린 프롤로프 중령
군 자금 37억원 횡령 혐의로 기소
법정서 혐의 반박…‘보복성 수사’ 주장

러시아군 자료 이미지. 위키미디어 제공
러시아군 자료 이미지. 위키미디어 제공


러시아군 고위 장교가 일부러 자신을 총으로 쏜 뒤 보상금을 챙긴 혐의로 기소돼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제83근위공수여단 소속 콘스탄틴 프롤로프 중령이 부하들과 공모해 전투 부상 보상금을 부정 수령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처형자(Executioner)’라는 암호명으로 알려진 프롤로프 중령은 러시아 국방부 홍보 영상에서 훈장 4개를 가슴에 단 채 “러시아의 승리 전까지 쉬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선전 모델이었다. 그는 방송에 출연해 전장에서 입은 부상을 자랑하며 영웅으로 칭송받았다.

그러나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그의 상처가 전투 중 입은 것이 아닌 스스로 자해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러한 사기에는 또 다른 지휘관급 인사 1명과 30명이 넘는 병사는 물론 군의관들까지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러한 수법으로 총 2억 루블(약 37억 7000만원)에 달하는 군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사기·뇌물 수수·무기 밀매 등 혐의로 군사 재판을 받고 있는 프롤로프 중령은 감형을 위해 혐의를 일부 인정하는 ‘사전 형량 조정’을 체결한 상태다.

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보상금 횡령 공모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해가 아닌 ‘기록 조작’을 통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며 조사위원회의 발표를 반박했다.

또한 자신이 군 수뇌부의 무능함을 비판하고 일명 ‘고기 분쇄기(meat grinder)’라 불리는 무모한 돌격 작전을 고발했기 때문에 보복성 수사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정에서 “1년 내내 나를 영웅이라 부르던 조국이 이제는 나를 창살에 가두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프롤로프 중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화로운 휴양지와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공개한 바 있어 더욱 대중의 공분을 샀다.

러시아 콘스탄틴 프롤로프 중령과 그의 아내. 프롤로프 SNS 캡처
러시아 콘스탄틴 프롤로프 중령과 그의 아내. 프롤로프 SNS 캡처


이번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 러시아 군 내부에 뿌리 깊은 부패 구조를 보여준다. 프롤로프 중령의 상관이었던 아르템 고로딜로프 대령 역시 대규모 사기 혐의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현지 병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지휘관들이 휴가를 보내주는 대가로 부상을 과장하도록 권유하고 보상금의 일부를 상납받는 행위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 병사는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며 “누군가에게 전쟁은 거대한 비즈니스”라고 폭로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4년 11월 군인들이 중상을 입을 경우 300만 루블(약 6000만원), 경상을 입을 경우 100만 루블(약 2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법령에 서명한 바 있다.

러시아 당국은 최근 2년 동안 최소 12명의 고위 군 관계자와 수십 명의 장교를 부패 혐의로 기소했다.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는 성역 없는 부패 척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프롤로프 중령은 다음 달 군사 법원에서 최종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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