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이스라엘 정착촌 국제법 위반 아냐” 중동을 어쩌겠다는 건지
임병선 기자
입력 2019 11 19 07:58
수정 2019 11 19 07:58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이 국제법에 어긋나는 것으로 더는 간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요르단강 서안은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이지만,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 점령한 곳이다. 이스라엘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이곳에서 정착촌을 늘려왔다.
지금까지 미국의 정책은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1978년 국무부가 발표한 법률적 의견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팔레스타인 영토에 정착촌을 건립하는 것은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열어 “법적 논쟁의 모든 측면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이(트럼프) 행정부는 서안 지구에서 이스라엘 민간 정착촌 자체는 국제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내놓았던 정책은 이 지역의 평화를 진전시키는 데 효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AFP는 “미국의 입장 변화는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했다.
AFP 자료사진
요르단 외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미국의 입장 변화가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1980년대 이후 미국 행정부는 오락가락했다. 1978년 지미 카터 행정부는 민간인의 정착촌 건설은 국제법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3년 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이런 결론에 동의하지 않으며 정착촌은 태생적으로 불법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미국 행정부는 정착촌이 ‘불법적(illegal)’이라고 표현하는 대신 ‘불법의(illegitimate)’라고 어정쩡하게 표현했는데 이것은 유엔에서 이스라엘이 규탄 결의안을 피해가는 방편이 됐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2016년 말 미국의 관행과 결별, 불법적인 이스라엘 정착촌건설을 끝내라는 유엔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훨씬 더 이스라엘에 관용적인 태도를 보여왔으며 폼페이오 장관은 논쟁의 모든 측면들을 연구한 뒤 레이건 정부와 뜻을 같이 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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