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속 스마트폰이 불러온 비극… 녹내장 위험 8배 높이는 ‘고도근시의 경고’ [헬스픽]

문경근 기자
입력 2026 10 09 11:36
수정 2026 10 09 11:36
출퇴근길 지하철은 물론 잠들기 직전 침대 속까지,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 20·30세대의 눈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로 중장년층이나 노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황반변성,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등 노인성 망막질환이 젊은 층 사이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20~30대 황반변성 진료 환자는 2014년 3039명에서 2024년 6375명으로 10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20·30세대의 당뇨망막병증 환자는 약 25%, 망막혈관폐쇄 환자도 약 23% 증가하며 눈 건강 악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위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고도근시’를 지목한다. 단순한 시력 저하로 여겨지기 쉬운 근시는 안구의 앞뒤 길이가 길어지면서 망막과 맥락막이 얇게 늘어나는 변화를 동반한다. 이 과정에서 망막 조직이 약해지면 황반변성은 물론 녹내장, 망막박리 등 치명적인 안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대한안과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근시가 있는 경우 망막박리 발생 위험은 일반인보다 약 8배, 녹내장 위험은 약 2.2배 높아진다. 특히 굴절력 -6.0디옵터 이하인 고도근시 환자는 녹내장 위험이 4.6배, -8.0디옵터 이하의 초고도근시에서는 백내장 위험이 최대 5.5배까지 치솟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인의 근시 유병률 역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국내 성인 근시 유병률은 2008년 34.9%에서 2020년 53%로 늘었으며, 18~39세 청년층의 근시 유병률은 75.8%에 달해 미국의 45.6%를 크게 웃돌고 있다. 2024년 학생 건강검진 결과에서도 고등학교 1학년생 10명 중 7명 이상(74.8%)이 시력 이상을 보일 정도로 어릴 적 시작된 근시 관리가 성인기 안질환 예방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 증가와 실내 중심의 생활 습관은 근시 진행 및 안질환 악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대한안과학회는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생활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우선 스마트폰·책은 눈과 30~35㎝, 모니터는 약 50㎝ 거리를 둬야 한다. 화면 작업 시 한 번에 20~45분을 넘기지 않고 정기적인 휴식을 취해야 한다. 소아·청소년의 경우 하루 2시간 이상 야외 활동으로 근시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망막질환은 초기 증상이 미미하므로 근시가 있거나 40세 이상 성인은 연 1회 이상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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