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살겠다” 90세도 상담소로…60대 이혼 고민 20년 새 4배

김유민 기자
입력 2026 02 12 17:29
수정 2026 02 17 13:26
60대 이상 노년층이 이혼을 고민하며 상담소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최근 20년 새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령 상담자는 90세 남성과 88세 여성으로, ‘황혼에도 참고 산다’는 인식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발표한 ‘2025년도 상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담소가 처리한 전체 상담 건수는 5만 2037건이었다. 이 가운데 면접 상담은 2만 646건이었고, 이 중 이혼 관련 상담은 5090건으로 전체의 24.7%를 차지했다. 전년도보다 소폭 늘어난 수치다.
연령별로 보면 노년층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여성 내담자의 경우 60대 이상 비중은 22.1%로, 2005년(5.8%)과 비교해 20년 새 약 4배로 늘었다. 남성은 변화 폭이 더 컸다. 2005년 12.5%에 그쳤던 60대 이상 남성 비중은 지난해 49.1%로 치솟아, 이혼 상담을 받은 남성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30년 전과 비교하면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1995년 60대 이상 이혼 상담 비중은 여성 1.2%, 남성 2.8%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여성은 10배 이상, 남성은 17배 넘게 증가했다.
이혼을 고민하는 이유에서도 남녀 간 차이가 뚜렷했다. 여성 내담자의 경우 ‘남편의 부당대우’가 55.1%로 가장 많았다. 반면 남성은 ‘장기 별거, 성격 차이, 경제 갈등, 배우자의 이혼 요구 등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56.7%로 1위를 차지했다.
상담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노년층이 ‘자식과 주변 시선’을 이유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남은 삶의 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이혼을 선택하는 연령대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혼 상담을 받은 내담자 가운데 최고령자는 남성 90세, 여성 88세였다. 상담소 측은 “연령과 상관없이 더는 견디기 어려운 관계라면 법률 상담을 통해 출구를 찾으려는 흐름이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노년층 이혼 상담의 급증은 ‘황혼에도 참고 살아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이혼 상담소는 중년을 넘어 노년의 선택까지 마주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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