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보수 기독교 진영의 아이콘으로 평가받는 유력 정치인이 성소수자(LGBTQ+) 관련 혐오 발언을 한 혐의로 7년 가까운 재판을 받은 끝에 결국 1800유로(약 31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핀란드 공영방송 Yle 등을 인용한 26일(현지시간)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핀란드 대법원은 전 내무부 장관이자 기독민주당 소속 8선 의원인 패이비 래새넨(66)이 과거 소책자를 통해 “동성애는 정신성 발달장애”라고 주장해 증오를 선동한 혐의에 대해 대법관 3대2 표결로 이같이 선고했다.
래새넨 의원은 2004년 처음 발간돼 2007년 핀란드 루터 재단과 복음주의 선교 교구 웹사이트에 게재된 소책자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셨네: 동성애 관계는 기독교적 인간관에 도전한다’에서 동성애를 정신성적 발달장애이자 성적 이상으로 규정했다.
그는 2019년 이 소책자의 해당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가 재판을 받게 됐다. 앞서 두 번의 하급심인 지방법원과 항소법원은 각각 2022년과 2023년 판결에서 래새넨 의원의 발언을 무죄로 봤으나, 대법원은 해당 발언이 동성애자 집단을 모욕한 것이며 이는 잘못된 행위라고 판단했다.
소책자를 온라인에 게시한 보수 기독교 단체 핀란드 루터 재단도 5000유로(약 87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받았다. 재단의 유하나 포율라 주교에게도 벌금형이 선고됐다.
래새넨 의원은 선고 직후 “오늘 7년 가까이 지속된 저의 표현의 자유 관련 재판 판결이 내려졌다. 저는 이제 판결문을 꼼꼼히 읽고 유럽인권재판소에 항소할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6년 넘게 지속된 수사 과정에서 저는 허위 고발, 13시간이 넘는 장시간의 심문, 그리고 재판 준비 등 온갖 고통을 겪었다”면서 “이번 판결은 자기 검열을 유발해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전히 제가 불법적인 행위를 저질렀다고 믿지 않는다”며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종교의 자유를 옹호해온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성경의 가르침을 전하는 것 또한 헛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래새넨 의원은 1995년부터 현재까지 핀란드 의회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4~2015년 기독민주당 대표를 지냈으며 2011~2015년 내무부 장관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