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성폭행 당하고 하반신 마비…“안락사 원한다”던 20대女 결국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집단 성폭행으로 인한 고통으로 극단적 시도를 해 하반신 마비 장애를 갖게 된 20대 스페인 여성이 오랜 법정 공방 끝에 안락사로 사망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의 25세 여성 노엘리아 카스티요 라모스다. 아르헨티나 매체 라나시온, 페르필, TN 방송 등에 따르면 노엘리아는 이날 바르셀로나 소재 병원에서 의료진의 조력을 받아 안락사했다.

노엘리아는 2022년 3명의 남성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같은 해 10월 건물 5층에서 투신했고, 목숨은 건졌지만 척수 손상으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갖게 됐다.

이후 그녀는 만성 신경통과 요실금 등 극심한 신체적 고통을 겪었다. 정신적 고통 또한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엘리아는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기도 했으나 호전되지 않았고 수차례 극단적 시도를 이어갔다.

결국 노엘리아는 2024년 안락사를 공식 신청했고, 카탈루냐 평가위원회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이자 지속적이고 견딜 수 없는 고통”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가 종교단체의 지원을 받아 절차 중단을 요구하면서 사건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카탈루냐 법원과 스페인 대법원, 헌법재판소에 이어 유럽인권재판소까지 사건이 올라갔지만, 모든 사법기관은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했다.

노엘리아는 생전 인터뷰에서 “더 이상 고통받고 싶지 않고 평화롭게 떠나고 싶다”며 “가족의 행복이 내 삶보다 우선될 수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노엘리아는 성폭행 피해 외에도 어린 시절부터 불우하고 힘든 환경에서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 건강 문제로 어려서부터 상당 기간을 보호시설에서 보내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안락사 허용 범위를 둘러싼 법적·윤리적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노엘리아는 말기 환자가 아닌 상태에서 20대에 안락사를 승인받았으며,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도 중요한 사유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을 비판적으로 보는 이들은 정신적 고통을 근거로 한 안락사 허용은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치료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허용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반면 옹호하는 쪽은 복수의 의료진과 전문가 평가를 통해 환자의 의사결정 능력과 자발성이 확인된 만큼,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유럽뿐 아니라 중남미를 포함한 국제 사회 전반에서 ‘존엄사’와 ‘죽을 권리’를 둘러싼 논쟁을 더욱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지 기자
  • 카카오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네이버블로그 공유하기
  •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 트윅,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Q.
기사를 끝까지 읽으셨나요? 이제 AI 퀴즈로 기사의 핵심을 점검해보세요.
노엘리아가 안락사를 신청한 연도는?
연예의 참견
더보기
여기 이슈
더보기
갓생 살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