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가담’ 박성재 징역 25년 법정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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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구형보다 5년 높은 형량 선고

“위법성 알고도 헌법 수호의무 외면”
이상민보다 더 깊이 관여했다 판단
재판부, 노상원 수첩 증명력도 인정
‘안가 모임 위증’ 이완규 공소기각
박 측 “납득 못 해… 즉각 항소할 것”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재판 1심에서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지훈 기자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재판 1심에서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지훈 기자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22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재판 1심에서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내란 특검이 구형한 징역 20년보다 더 센 형량이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1심 심리를 맡기도 했던 이진관 재판장은 이날 “12·3 비상계엄은 친위 쿠데타”라고 재차 강조했다. 법원은 한 전 총리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비교해 박 전 장관의 내란 관여의 정도가 더 중하고, 법무행정을 총괄하는 국무위원으로서의 책임도 더 크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부장 이진관)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위에서부터의 내란이 가진 위험성은 세계사의 여러 사례를 통해 알 수 있고, 아래에서부터의 내란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을 양형의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이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박 전 장관을 법정구속했다. 



형사합의 33부는 앞서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 1심을 맡아 특검 구형량(징역 15년)보다 더 무거운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헌법을 수호할 더 무거운 책임이 있었음에도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단 생각에 의무와 책임을 외면하고 가담하기로 했다”면서 “특히 피고인의 수행 의무는 윤석열의 반대 세력을 제압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를 저지하는 필수 요건이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 후 법무부 간부 회의를 소집해 출국금지 담당 직원의 비상 대기와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등 지시 ▲계엄 해제 직후 법무부 검찰과에 계엄 정당화 문건 작성 지시 등 박 전 장관의 계엄 관련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박 전 장관이 계엄 선포 직전 대통령 집무실에서 포고령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것이라며 국헌 문란의 목적과 위법성의 인식도 있었다고 봤다.

또 재판부는 앞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1심 재판부가 인정하지 않았던 ‘노상원 수첩’의 증명력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필기가 조악한 것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발언을 받아 적었기 때문이고, 수사기관이 발견하기 쉬운 장소에 놓여있던 것은 내란 행위가 실패할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고 형량은 내란 가담 정도가 유사한 이 전 장관뿐 아니라 국정 2인자인 한 전 총리와 비교해도 무겁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당시 일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내린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 항소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한 전 총리는 1심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서 징역 15년으로 감형됐다.

박 전 장관이 다른 가담자들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은 것은 그의 범행이 내란의 필수 전제가 되는 임무와 직결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장관의 지시가 내란 반대 세력 등을 제압·체포·구금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었으며, 이를 통해 사실상 계엄 해제를 저지하는 핵심 임무를 맡았다는 것이다. 형사소송에 밝은 한 변호사는 “계엄 선포의 적법 절차 외관을 만든 한 전 총리보다 실제 위력 행사와 관련한 조치를 지시한 박 전 장관의 기여도가 더 컸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계엄 과정에 순차 가담한 다른 국무위원들과 달리 계엄 이후까지 정당화 논리를 설계했단 점에서 박 전 장관의 관여 정도가 더 높은 것으로 봤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판부는 “박 전 장관은 자신이 작성을 지시한 문건을 바탕으로 안가 모임에서 비상계엄의 정당성과 불가피성에 대한 논리를 구성했고, 그 결과가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계엄 이튿날 ‘안가 모임’에서 탄핵소추와 수사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는 취지다.

다만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로부터 서울중앙지검에 명품 가방 수수 사건 전담 수사팀이 구성된 경위를 파악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은 후 하급자에게 부적절한 지시를 내린 혐의(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선 공소를 기각했다. 내란 특검의 수사 범위가 아니라는 취지다. ‘안가 모임’ 관련 국회 위증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에게도 같은 취지로 공소 기각이 선고됐다. 장우성 내란 특검보는  “공소기각 부분에 대해선 종합특검으로의 인계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면서 “항소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이날 선고에 대해 박 전 장관 측은 “사실 인정이나 법리를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면서 “즉각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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