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정 노동당 규약, 평화통일 삭제·김정은 권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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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연상시키는 단어 들어내
‘김일성·김정일주의’도 대거 삭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평양에서 열린 제15차 전국교원대회 개막회의에서 연설했다고 조선중앙TV가 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9.3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평양에서 열린 제15차 전국교원대회 개막회의에서 연설했다고 조선중앙TV가 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9.3 연합뉴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기조에 따라 최고 규범인 노동당 규약에 ‘평화통일’ 등 남측과 관련된 표현들을 전부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선대 지도자의 서술을 대폭 삭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유일영도체제를 강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3일 ‘북한 제9차 당대회 개정 당규약 분석 및 북한 정세 평가’를 주제로 언론 간담회를 열고 개정 노동당 규약 전문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규약에는 2024년 6월 개정과 지난 2월 9차 당대회 당시 개정 내용이 반영됐다.

북한은 규약에서 적대적 두 국가 노선에 따라 대남·통일노선과 관련된 내용을 전부 폐기했다. 기존 규약 서문에는 ‘민족 자주의 기치, 민족대단결의 기치를 높이 들고 조국의 평화통일을 앞당기고 민족의 공동 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투쟁한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북한은 이 문구를 모두 삭제했다. 또 ‘조선 반도’, ‘공화국북반구’, ‘전국적범위’ 등 한반도를 연상시키는 표현들도 들어내고, ‘미제의 침략무력 철거’나 ‘남조선에서의 외세 간섭 배격’ 등 통일 명분도 삭제해 남북 관계의 완전한 단절성을 강조했다.

다만 적대성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김일기 전략연 평화공존전략센터장은 “(적대성을) 명문화했을 때 다가오는 부담을 감소시키고 남북관계 향후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권한 강화도 눈에 띄었다. 북한은 규약에 ‘김일성·김정일주의’에 대한 구체적인 서술을 대거 삭제했다. 또 김 위원장이 맡고 있는 총비서직에 대해 기존 규약에는 수반이라는 포괄적 규정만 언급했으나, 개정 규약에는 회의 소집권, 간부 임면권, 당원 입·출당권, 부서 해산권 등 총비서의 권한을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북한은 또 개정 규약에서 전시 관련 조항을 새로 신설했다. 전시에 당 조직 지도기관은 선거 없이 활동하도록 하고, 당 중앙위 정치국이 전원회의 위임을 받아 중요 문제를 토의·결정할 수 있다고 기술했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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