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이 끝냈다…‘세 아재’ 격투 게임 종주국 일본 꺾고 금메달
박다운 기자
입력 2026 09 26 18:15
수정 2026 09 26 20:39
평균 연령 41.7세 베테랑들의 투혼
3주간 부산 합숙 훈련이 빚은 쾌거
한국 e스포츠 대전격투 대표팀이 격투 게임 종주국 일본을 꺾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했다. 철권의 ‘무릎’ 배재민(41)이 숙적 ‘노비’ 나카야마 다이치를 연달아 제압하며 한일전 결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은 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대회 e스포츠 대전격투 결승에서 일본을 세트 점수 5-2로 물리쳤다. 대전격투는 철권8, 스트리트 파이터6(SF6), 더 킹 오브 파이터즈 XV(KOF) 세 종목의 성적을 합산하는 단체전 방식으로 치러졌다. 한국은 KOF의 이광노(45), 철권의 배재민, SF6의 연제길(39)로 구성됐다.
경기는 중반까지 팽팽했다. 한국은 첫 네 경기에서 이광노가 두 차례 승리를 따내며 버텼지만 세트 점수는 2-2로 균형을 이뤘다. KOF 종목의 이광노는 이날 두 번 출전해 모두 승리했고 이번 대회를 무패로 마쳤다.
승부의 흐름은 5세트 철권에서 바뀌었다. 배재민은 일본 철권의 간판인 나카야마 다이치를 상대로 승리해 한국에 3-2 리드를 안겼다. ‘무릎’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배재민은 1990년대 중반부터 철권을 시작해 30년 넘게 정상급 실력을 유지해 온 베테랑으로 시리즈 역대 최고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이어진 6세트에선 일본이 SF6를 선택하자 연제길이 나섰다. 연제길은 ‘바이퍼’를 앞세워 ‘가일’의 강자로 알려진 히구치 고지를 꺾었다. SF6가 한국의 상대적 약세 종목으로 평가된 상황에서 승리를 가져오면서 한국은 금메달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일본은 벼랑 끝에서 다시 철권을 골랐다. 나카야마는 첫 캐릭터로 ‘드라구노프’를 내세웠지만 배재민이 먼저 승리했다. 나카야마는 복싱 스타일을 구사하는 자신의 주력 캐릭터 ‘스티브’로 맞섰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배재민은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브라이언’을 앞세워 두 번째 대결까지 가져갔고, 한국의 5-2 승리를 확정했다.
세 선수의 평균 연령은 41.7세다. KOF XV의 이광노는 ‘매드KOF’라는 닉네임으로 오랜 기간 정상급 기량을 보여 온 베테랑이다. KOF 종목 선수로 활동하며 생업을 병행해 오기도 했고, 이번 대표팀에서는 별도 프로팀 소속 표기가 없는 유일한 선수다.
철권8의 배재민은 세계 격투게임 팬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6의 연제길은 ‘다코르기’로 활동한다. 세 선수는 대회를 앞두고 부산에서 약 3주간 합숙하며 강도 높은 훈련 일정을 소화한 끝에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박다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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