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복하느니 죽겠다”…생포 북한군 ‘붕대 감은 턱’ 전말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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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교전 중 생포된 북한군 2명이 우크라이나 키이우 내 포로수용시설 침대에서 한국어로 신문을 받는 영상.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인폼네이팜 텔레그램 캡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교전 중 생포된 북한군 2명이 우크라이나 키이우 내 포로수용시설 침대에서 한국어로 신문을 받는 영상.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인폼네이팜 텔레그램 캡처


러시아에 파병됐다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가 항복을 거부하며 자살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턱 부상을 입었다는 우크라이나 의료진의 증언이 나왔다. 그동안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던 부상 경위가 생포 약 1년 8개월 만에 공개된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료진은 지난달 말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 지난해 1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된 북한군 포로를 치료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당시 북한군 포로 2명을 생포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1999년생 저격수로 알려진 한 명은 얼굴에 붕대를 감은 채 공개됐지만 정확한 부상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우크라이나 제95독립공수여단 소속 마취과 의사 이호르 막시미신은 해당 포로의 안면 부상이 자살 시도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막시미신은 “그는 매우 심각한 안면 부상을 입었다. 얼굴이 심하게 으스러졌고 아래턱이 부러졌으며 한쪽 팔의 윗부분도 다친 상태였다”며 “대량 출혈을 일으킨 가장 심각한 안면 외상은 자해로 인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항복하기를 원하지 않아 자살을 시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포로가 생존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치료했다고 전했다. 막시미신은 북한군 포로의 생포가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에 투입된 북한군의 존재를 보여주는 증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쿠르스크 작전 당시 북한군 포로를 직접 치료한 것이 이례적인 경험이었다며 “당시 모두 북한군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실제로 직접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교전 중 생포된 북한군 2명이 우크라이나 키이우 내 포로수용시설 침대에서 한국어로 심문을 받는 영상. 2005년생으로 2021년 입대한 소총수는 손에 붕대를 감은 상태로 누워서 심문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캡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교전 중 생포된 북한군 2명이 우크라이나 키이우 내 포로수용시설 침대에서 한국어로 심문을 받는 영상. 2005년생으로 2021년 입대한 소총수는 손에 붕대를 감은 상태로 누워서 심문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캡처


MBC ‘PD수첩’ 방송화면 캡처
MBC ‘PD수첩’ 방송화면 캡처


앞서 이 포로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총상을 입어 팔과 턱을 크게 다쳤다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 1월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포로가 되는 순간 역적이 된다”며 “북한으로 돌아갈까 봐 걱정돼 자다가도 벌떡벌떡 깬다”고 말하기도 했다.

함께 생포된 또 다른 북한군 포로 역시 “포로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배웠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은 이후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나타냈다.

북한은 2024년 10월부터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하기 시작했으며, 같은 해 말부터 러시아군과 함께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전투에 투입됐다. NK뉴스는 북한이 지금까지 1만 6000명 이상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견했으며 순환 배치를 거친 누적 병력은 약 2만 5000명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까지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의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전쟁포로는 적대 행위가 끝난 뒤 본국으로 송환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박해 우려가 있는 국가로의 강제 송환은 국제인도법상 제한될 수 있어 이들의 향후 거취를 둘러싼 문제가 남아 있다.

두 포로는 국내 언론 인터뷰와 탈북민 단체에 보낸 편지 등을 통해 한국행 의사를 밝혀 왔다. 외교부는 이들이 한국행을 요청할 경우 “전원 수용한다는 기본 원칙과 관계 법령에 따라 필요한 보호와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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