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80% 감염되는데…치매 일으키는 ‘눈알 속 박테리아’ 발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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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 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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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를 일으키는 흔한 박테리아가 눈에 남아 알츠하이머 치매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기에 항생제로 치료하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더스-시나이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환자와 경증 인지장애 환자, 정상인의 사후 기증한 눈 조직을 분석해 이러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문제의 박테리아는 성인의 80%가 일생에 한 번은 감염될 만큼 흔한 ‘클라미디아 뉴모니아’다. 보통은 목 통증이나 피로, 콧물 같은 가벼운 증상만 일으키고 지나간다.

하지만 연구팀이 사후 기증자 95명의 조직을 들여다본 결과는 달랐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망막과 뇌에서 이 박테리아가 정상인보다 2.9~4.1배나 더 많이 검출됐다. 망막은 눈 뒤쪽에서 빛을 감지하는 조직이지만, 발생학적으로 뇌와 같은 뿌리에서 나와 사실상 ‘뇌의 연장선’과 같다.

박테리아 수치가 높을수록 뇌 손상과 인지 기능 저하가 심각했다. 이전 연구에서도 이 박테리아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조직에서 발견된 바 있다. 특히 기억 상실과 혼란을 일으키는 아밀로이드 플라크 근처에서 자주 관찰됐다.

클라미디아 뉴모니애는 다른 박테리아와 달리 사람의 세포 안에서 살 수 있다. 면역 체계를 피해 오랫동안 몸속에 숨어 있으면서 해로운 염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인간 신경세포를 이 박테리아에 감염시켰다. 그러자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강력한 염증 경로가 활성화됐고, 질병 관련 단백질도 증가했다.

연구진은 컴퓨터 분석을 통해 망막의 특정 패턴이 알츠하이머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도 확인했다. 앞으로 눈 검사만으로 치매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마야 코로뇨-하마우이 시더스-시나이 보건과학대 교수는 “사람 조직과 세포 배양, 동물 모델에서 일관되게 클라미디아 뉴모니애를 찾아냈다”며 “박테리아 감염이 염증, 신경 퇴화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새롭게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눈은 뇌를 들여다보는 창문”이라며 “망막에 생긴 박테리아 감염과 만성 염증을 보면 뇌 상태를 알 수 있고, 병이 얼마나 진행됐는지도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단한 눈 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 위험이 있는 사람을 미리 찾아낼 수 있다는 의미다.

공동 저자인 티모시 크로서 교수는 “이번 발견으로 감염과 염증을 막는 방식으로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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