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세男 다리 근육 속 ‘쌀알 무더기’ 충격 정체…죽은 ‘기생충’ 흔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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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세 남성의 허벅지 엑스레이 사진. 기생충 유충이 죽은 뒤 굳어 생긴 쌀알 모양의 석회 덩어리가 근육 결을 따라 빼곡히 박혀 있다. 큐리어스 캡처
85세 남성의 허벅지 엑스레이 사진. 기생충 유충이 죽은 뒤 굳어 생긴 쌀알 모양의 석회 덩어리가 근육 결을 따라 빼곡히 박혀 있다. 큐리어스 캡처


85세 남성의 다리 엑스레이 사진에서 쌀알 모양의 하얀 석회화 덩어리가 무더기로 포착됐다. 이는 오래전 체내에 침투한 기생충이 사멸한 뒤 돌처럼 굳어진 흔적으로 밝혀졌다.

국제 의학 저널 ‘큐리어스(Cureus)’는 지난 21일 근육 낭미충증 흔적이 발견된 85세 남성의 사례를 소개했다.

낭미충증은 돼지유촌충의 알이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인체로 들어오면서 발생하는 기생충 질환이다.

대변으로 배출된 기생충 알이 입으로 들어오면 알에서 깨어난 유충이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진다. 유충은 주로 뇌나 근육 조직에 자리를 잡으며 시간이 지나 죽으면 돌처럼 딱딱하게 굳는다.

이 남성은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으로 호흡부전이 와서 병원에 입원했다. 그런데 감염 정도에 비해 다리 근육통이 유난히 심했다. 의료진은 오래 누워 지내면 생길 수 있는 혈전을 의심했지만 초음파 검사 결과 이상이 없었다. 혈액검사 수치도 모두 정상이었다.

원인을 찾기 위해 다리 엑스레이를 찍자 뜻밖의 모습이 드러났다. 길쭉한 석회 덩어리가 근육 결을 따라 양쪽 다리 전체에 촘촘히 박혀 있었던 것이다.

전형적인 근육 낭미충증의 모습이었다.

가족들은 환자가 예전에 이 병을 진단받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뇌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는 기생충이 뇌에 침범한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의료진은 구충제를 쓰지 않았다. 유충이 이미 죽어 굳어버린 만큼 약을 써도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근육통은 많은 나이와 입원 중 거의 움직이지 못한 상황, 바이러스 감염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판단했다. 환자는 진통제인 파라세타몰만 먹고도 일주일 만에 통증에서 벗어났다.

연구진은 엑스레이에 나타난 충격적인 모습에 속아 현재 통증의 진짜 원인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미 오래전에 죽어 굳어버린 기생충 흔적은 지금의 근육통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도 눈에 띄는 검사 결과만 보고 섣불리 통증의 주범이라 단정 지어선 안된다는 설명이다.

이어 엑스레이 속 쌀알 모양이 이미 죽은 기생충이 남긴 오래된 흔적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래야 쓸데없는 약물 치료나 추가 검사를 줄이고 진짜 원인을 찾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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