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동안 출근 안 하고 돈 받았습니다” 발칵…3억 챙긴 ‘유령 교사’ 최후 [월드픽]
하승연 기자
입력 2026 10 28 11:00
수정 2026 10 28 19:32
17년간 병가를 내고 학교에 출근하지 않은 채 급여를 받아온 독일의 한 교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27일(현지시간) 독일 ARD방송 등에 따르면 뒤스부르크 검찰은 최근 허위 병가확인서를 제출해 급여를 받아 챙긴 혐의로 62세 여성 교사를 기소했다.
보건 분야를 담당했던 이 교사는 건강 상태가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허위 내용이 담긴 노동불능확인서를 교육 당국에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베젤의 한 직업학교에서 근무한 이 교사는 2009년 정신적 문제를 이유로 병가를 낸 뒤 이를 계속 연장했다.
교육 당국은 15년이 지난 2024년에야 이 교사가 장기 병가 중이라는 사실을 파악했고, 지난해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교사가 부당하게 받은 급여가 24만 8000유로(약 3억 67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일간 빌트에 따르면 이 교사는 병가 중에도 임금 인상분과 미사용 연차휴가 보상금까지 받았다.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병가확인서를 계속 제출했으며, 올해 7월에는 당국의 퇴직 명령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유죄가 인정되면 이 교사는 이론적으로 수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뒤스부르크 검찰은 27일 이 교사가 아직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 원칙이 적용된다.
이른바 ‘유령 교사’ 사건은 독일 사회의 노동윤리 논란으로도 번졌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노동자들의 잦은 병가가 경제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며 노동문화를 비판해온 가운데, 장기간 허위 병가를 걸러내지 못한 교육 당국의 관리·감독 부실도 도마 위에 올랐다.
2015년부터 해당 학교에서 근무한 교장조차 이 교사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이른바 ‘개혁 패키지’를 통해 병가 제도도 손보기로 했다.
현재는 원칙적으로 병가가 사흘을 초과할 경우 노동불능확인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병가 첫날부터 고용주에게 확인서를 내도록 할 방침이다.
의사를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 통화만으로 확인서를 발급받는 ‘전화 병가’도 폐지하기로 했다.
하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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